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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테이아

아파테이아(apatheia)는 헬레니즘 시대의 스토아 학파가 주장한 철학적 개념으로, 정념(pathos)에서 완전히 해방된 상태를 의미한다. 그리스어 ἀπάθεια에서 유래하였으며, 부정 접두사 'a-'와 '정념' 또는 '수동적으로 겪음'을 뜻하는 'pathos'의 합성어로, 문자 그대로 '정념이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 개념의 기원은 기원전 4세기 후반의 견유학파에서 찾을 수 있으나, 정념을 완전히 근절해야 한다고 명백하게 주장한 사람은 스토아 학파의 창시자인 키티온의 제논(BC 4~3세기)이었다. 초기 스토아 학파는 고통, 공포, 욕망, 쾌락과 같은 정념 전체를 거부하였으며, 이는 정념들 사이의 중용을 찾던 아리스토텔레스 학파나 쾌락을 행위의 기준으로 삼은 에피쿠로스 학파와 구별되는 입장이었다.

스토아 학파에게 있어 삶의 목적은 행복이며, 아파테이아는 마음의 동요가 없는 상태, 즉 부동심(不動心)의 경지에 도달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이는 욕망을 충족할 때 느끼는 쾌락과는 다른 종류의 기쁨으로 간주되었다. 스토아 학파는 정념을 '지혜의 올바른 작용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았으며, 대표적인 정념으로 현재의 쾌락을 좋아하는 것, 미래의 쾌락을 추구하는 것, 현재의 악을 근심하는 것, 미래의 악을 두려워하는 것 등을 꼽았다.

중기 스토아 학파(BC 2~1세기)의 파나이티오스는 아파테이아 개념을 완전히 거부하고 아리스토텔레스 학파의 중용 원리를 재도입하기도 하였다. 후기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들(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은 초기 스토아의 엄격한 입장을 다소 수정하여, 감정 자체의 제거보다는 감정에 대한 이성적 판단과 통제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념을 발전시켰다. 세네카는 판단에 앞선 신체적 반응(propatheiai)과 이성의 동의를 거친 감정을 구분하였으며, 에픽테토스는 외부 사건에 대한 판단(hypolepsis)이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중시하였다.

아파테이아는 근대 철학자 스피노자(B. Spinoza)에게도 영향을 주어, 정념에서 해방된 자유인의 삶을 최고의 윤리적 삶으로 주장하는 데 이바지하였다. 또한 스토아 학파의 아파테이아 개념은 에피쿠로스 학파의 아타락시아(ataraxia, 마음의 동요가 없는 평정 상태)와 비교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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