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치우스(?~303년)는 2세기 아르메니아의 카파도키아(오늘날 튀르키예 중동부 지역) 출신의 로마 제국 군인으로, 기독교의 성인이다. 로마 가톨릭 전통에서 '14성인'(열네 명의 구난 성인, Holy Helpers)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며, 축일은 5월 8일이다.
이름의 어원은 '아카시아'(acacia, 아까시나무)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화 작품에서는 손에 칼이나 십자가를 든 군인의 모습, 또는 아카시아 나뭇가지를 들고 있는 남성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12세기에 등장한 《순교자 행전》(Passion of the Martyrs)에 따르면, 아카치우스는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와 안토니누스 피우스 통치 시기에 로마 제국의 백부장(centurion)으로 복무했으며, 아르메니아에서 반란군과의 전투 중 천사의 현시를 받아 기독교로 개종한 후 그의 군사 9천 명과 함께 세례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이후 이들은 아라라트산에서 기독교 신앙을 포기하지 않아 순교했으며, 이와 함께 추가로 개종한 1천 명의 병사들을 합쳐 총 1만 명의 순교자가 발생했다는 이야기가 전승된다. 아카치우스의 유골은 쾰른, 프라하, 로마, 볼로냐, 아비뇽 등 여러 지역에 흩어져 보존되어 있다.
한편, 가톨릭 전통에는 동명(同名)의 성인이 여러 명 존재한다. 축일 3월 31일의 성 아카치오(성 아카키우스)는 안티오키아의 주교이자 순교자로, 데키우스 황제 시대에 황제 숭배를 강요받다가 이를 거부하고 순교한 인물이다. 또한 431년경 활동한 멜리테네 출신의 성 아카치오(아카키우스)는 교회의 독서자에서 부제와 사제를 거친 인물로 전해진다. 이들 각각은 별개의 인물이며, 아카치우스(Acacius/Agathius/Achatius)라는 이름은 여러 기독교 성인에게 사용된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