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미씨(일본어: 阿曇氏, 安曇氏)는 고대 일본의 씨족(氏)이다. 일본 신화에 등장하는 해신(海神) 와타쓰미노 미코토(綿津見神)를 시조로 하는 신별 씨족(神別氏族)으로 분류된다.
『고사기(古事記)』에는 "아즈미노 무라지(阿曇連)는 와타쓰미노 카미의 아들인 우쓰시히카나사쿠노 미코토의 자손"이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일본서기(日本書紀)』 오진기(応神紀)에는 "해인(海人)의 종(宗)으로 임명되었다"고 적혀 있다. 또한 『신찬성씨록(新撰姓氏録)』에서는 "아즈미노 무라지는 와타쓰미 도요타마히코의 아들인 호다카미노 미코토의 자손"이라고 전한다.
아즈미씨는 고대 일본의 해인족(海人族)을 대표하는 유력 씨족으로, 발상지는 규슈(九州) 지쿠젠국(筑前国) 가스야군(糟屋郡) 아즈미향(阿曇郷), 즉 오늘날의 후쿠오카시(福岡市) 동부 지역이다. 이 지역은 1세기에서 3세기 사이에 존재했던 왜인(倭人)의 나라인 나노국(奴国)의 영역으로 추정되며, 아즈미씨의 선조가 나노국의 왕족이었을 것이라는 설이 있다.
"아즈미"라는 명칭은 "해인(海人)의 진견(津見)"을 뜻하는 "아마쓰미(海人津見)"가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진견(津見)"은 "살다"를 의미하는 고어라는 설도 있으며, 이에 따르면 아즈미족은 문자 그대로 "바다에 사는 족속"이라는 의미가 된다.
야마토 왕권이 긴키(近畿) 지역으로 본거지를 옮긴 이후, 아즈미씨는 셋쓰국(摂津国) 니시나리군(西成郡)을 근거지로 삼아 전국의 해인 집단을 관장하는 반조(伴造)의 지위를 얻었다. 율령제(律令制) 시대에는 궁내성(宮内省)에 속하는 내선사(内膳司, 천황의 식사를 담당하는 관서)의 장관(정6위상)을 맡았는데, 이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御贄)에 해산물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해인계 씨족에게 그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아즈미씨가 이주한 지역에는 아즈미(阿曇·安曇·阿積), 아쓰미(厚見·厚海·渥美), 이즈미(泉), 아타미(熱海), 아쿠미(飽海) 등의 지명이 남아 있으며, 이는 규슈에서 세토내해(瀬戸内海)를 거쳐 긴키, 나아가 도카이(東海) 지방과 도호쿠(東北) 지방에까지 분포한다. 특히 나가노현(長野県) 북서부의 아즈미노(安曇野) 지역은 내륙 깊숙이 정착한 아즈미 일족의 흔적으로, 해발 3,190m의 호타카다케산(穂高岳) 정상에 있는 호타카 신사(穂高神社)는 이들이 조상신을 모신 신사이다. 내륙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신사의 마쓰리(祭)에는 대형 선박 모양의 수레가 등장한다.
아즈미씨의 대표적 인물로는 아스카 시대(飛鳥時代)의 무장이자 외교관이었던 아즈미노 히라후(阿曇比羅夫)가 있다. 그는 백제에 외교관으로 파견되었으며, 663년 백촌강 전투(白村江の戦い)에서 전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가노현 아즈미노시(安曇野市)의 호타카 신사에는 아즈미노 무라지 히라후노 미코토(安曇連比羅夫命)라는 이름으로 신으로 모셔져 있다.
후쿠오카현 시카노시마(志賀島)에 있는 시카우미 신사(志賀海神社)는 아즈미씨가 대대로 받들어 온 해신(海神)의 총본사로, 와타쓰미 삼신(綿津見三神)을 모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