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리야(조지아어: აჭარა 아차라, 러시아어: Аджа́рия)는 남캅카스 서남부, 흑해에 접하고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조지아 영내의 자치공화국이다. 수도는 바투미이며 면적은 약 2,900km²이다. 아자리야의 역사는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긴 시간적 흐름 속에서 다양한 제국과 정치 세력의 지배를 받아온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다.
고대 및 중세
기원전 시기에 아자리야 지역은 고대 콜키스 왕국의 일부였다. 이후 로마 제국, 이슬람 제국, 압하지야 왕국, 조지아 왕국의 지배를 차례로 받았다. 11세기 이후 조지아 왕국이 이 지역을 지배하였으며, 이 시기 주민들은 동로마 제국의 영향으로 동방 정교회를 믿고 있었다.
오스만 제국 시기
16세기 오스만 제국이 서부 조지아를 점령하면서 아자리야는 오스만 제국의 영역이 되었다. 오스만의 지배는 약 300년간 지속되었으며, 이 시기에 지역 주민들(아자르인)은 대부분 정교회에서 수니파 이슬람(하나피파)으로 개종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아자르인들은 종교적·문화적으로 다른 조지아인들과 구분되는 정체성을 형성하게 되었다.
러시아 제국 시기
1877~1878년 러시아-튀르크 전쟁 이후 체결된 산 스테파노 조약과 베를린 조약에 따라, 아자리야는 1878년 러시아 제국의 지배하에 편입되었다. 러시아 제국은 이 지역을 바툼주(Батумская область)로 명명하였다. 같은 시기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유전이 개발되면서 바투미-바쿠 간 송유관과 철도가 건설되었고, 이는 바투미 항구의 중요성을 크게 증대시켰다. 러시아 제국 시기 동안 일부 아자르인들은 다시 정교회로 개종하기 시작하였다.
제1차 세계 대전과 독립 시기
제1차 세계 대전 중 아자리야는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 간의 최전선이 되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러시아 제국이 붕괴하자, 1918년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조약에 따라 오스만 제국이 이 지역을 재점령하였다. 제1차 세계 대전 종전 후인 1918년 12월부터 1920년 7월까지는 영국군이 바투미 지역을 점령하였다. 이후 세브르 조약에 따라 영국은 이 지역을 신생 조지아 민주 공화국에 할양하였다.
소비에트 시기
1921년 2월, 적군이 조지아 민주 공화국을 점령하면서 아자리야는 소비에트의 지배하에 들어갔다. 1921년 10월 체결된 카르스 조약에 따라 소련과 튀르키예 간의 국경이 확정되었고, 이 과정에서 아르트빈 지역이 튀르키예로 넘어가면서 현재의 아자리야 영토가 확정되었다. 동 조약은 아자리야 지역이 종교적·문화적으로 다른 조지아 지역과 차이가 있으므로 폭넓은 자치권을 부여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1921년 7월 16일, 그루지야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내에 아자리야 자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설립되었다. 소비에트 시기 동안 아자리야는 비교적 많은 자치권을 누렸으며, 친러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조지아 독립 이후와 아바시제 시기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조지아가 독립한 이후, 아자리야는 형식적으로는 조지아에 속해 있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중앙정부의 통제를 거의 받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아슬란 아바시제(Aslan Abashidze)가 아자리야의 실질적 지도자로 부상하여 1991년부터 2004년까지 지역을 통치하였다. 아바시제는 1991~1993년 조지아 내전을 피해갔으며, 바투미 항구를 통한 무역을 독점하면서 조지아 내에서 비교적 안정되고 부유한 지역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그는 조직 범죄 연루 의혹을 받았고 독재적 통치를 통해 인권을 탄압하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중앙정부로의 복귀
2003년 조지아에서 장미 혁명이 발생하여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이 축출되고 미헤일 사카슈빌리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상황이 변화하였다. 사카슈빌리 정부는 아자리야의 중앙정부 복귀를 압박하였고, 아바시제의 통치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시위가 확산되었다. 2004년 5월, 아바시제는 사카슈빌리의 최후 통첩과 주민들의 항거에 직면하여 러시아로 망명하였다. 2007년에는 바투미에 주둔하던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아자리야의 사실상 독립 상태는 완전히 종료되었다.
현재
현재 아자리야는 조지아 영내의 자치공화국으로서 중앙정부의 실질적 통치 아래에 있다. 압하지야나 남오세티야와 달리 조지아에 실질적으로 귀속된 행정구역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자체 의회와 자치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 인구 조사 기준으로 주민의 약 96%는 조지아인(아자르인)이며, 종교적으로는 54.5%가 정교회, 39.8%가 이슬람교를 믿는 것으로 집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