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阿修羅)는 산스크리트어 'asura'를 음역한 불교 용어로, '아소라', '아수륜' 등으로도 표기되며 줄여서 '수라(修羅)'라고도 한다. '수라'는 '추악하다'는 뜻을 지니며, '아수라'는 '신(神)이 아닌 존재'라는 의미로, 신을 뜻하는 '수라(sura)'에 부정 접두사 'a-'가 결합된 형태로 이해된다.
불교에서 아수라는 중생이 윤회하는 여섯 가지 세계, 즉 육도(六道) 가운데 하나인 아수라도(阿修羅道)에 속하는 존재이다. 육도는 천(天)·인(人)·아수라(阿修羅)·축생(畜生)·아귀(餓鬼)·지옥(地獄)으로 구성된다. 아수라는 선행으로 큰 공덕과 복을 쌓아 위세와 능력을 갖추었으나, 분노와 투쟁심, 질투와 교만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여 평안을 얻지 못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이들은 항상 제석천(인드라)과 싸움을 벌이며, 그 싸움터를 이르는 '아수라장'이라는 표현은 현대 한국어에서 혼란하고 난장판이 된 상황을 비유하는 말로 널리 사용된다.
한편 아수라는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여덟 명의 수호신인 팔부중(八部衆)의 하나이기도 하다. 팔부중은 천(天)·용(龍)·야차(夜叉)·건달바(乾闥婆)·아수라(阿修羅)·가루라(迦樓羅)·긴나라(緊那羅)·마후라가(摩睺羅伽)로 구성된다. 불교 도상학에서 아수라는 세 개의 얼굴과 여섯 개 또는 여덟 개의 팔을 가진 형상으로 표현되며, 손에는 해와 달, 염주, 칼 등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한국의 불탑 기단부에서도 이러한 아수라상을 확인할 수 있다.
아수라의 기원은 고대 인도 신화에 있다. 초기 베다 시대의 문헌인 《리그베다》에서 '아수라'는 '주인', '지배자', '신성한'이라는 존칭의 형용사로 사용되었으며, 인드라, 바루나, 아그니 등 주요 신들도 아수라로 불렸다. 그러나 후대 힌두교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데바(선신)와 아수라(악신)의 대립 구도가 정립되었고, 아수라는 데바와 싸우는 악신의 무리로 자리잡았다. 불교는 이러한 인도 신화의 요소를 수용하여 아수라를 윤회의 한 세계이자 불법 수호신으로 재해석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어원을 공유하는 이란의 조로아스터교에서는 이 개념이 정반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조로아스터교에서 최고신은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로 선한 신이며, 악신은 다에바(daeva)로 불린다. 이는 인도와 이란의 역사문화적 대립이 신화에 반영된 결과로 추정된다.
불교 경전 중 《잡아함경》 제40권에는 아수라와 제석천(인드라)의 싸움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 경전에서 제석천의 선행과 아수라의 비행(卑行)을 대조하여 비구들에게 선행을 독려하는 내용이 나타난다. 또한 《정법염처경》 아수라품에서는 아수라와 하늘의 싸움에서 인간의 선악이 승패의 결정적 변수가 된다고 설명하며, 인간의 심성이 선하면 하늘이 이기고 악하면 아수라가 이긴다고 서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