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프로마진(acepromazine, ACP)은 페노치아진(phenothiazine) 계열에 속하는 화합물로, 항정신병 약물 및 진정제로 분류된다. 아세틸프로마진(acetylpromazine)이라고도 불리며, 상표명으로는 아트라베트(Atravet), 아세진 2(Acezine 2) 등이 있다.
개요 및 역사
아세프로마진은 1950년대에 인간을 대상으로 한 항정신병 약물로 처음 도입되었다. 1958년 만성 정신분열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이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더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항정신병 약물들이 개발되면서 인간 대상 사용은 거의 중단되었고, 현재는 거의 전적으로 수의학 분야에서 진정제 및 항구토제로 사용된다. 구조적으로 유사한 클로르프로마진(chlorpromazine)은 여전히 인간용 항정신병 약물로 사용되고 있다.
화학적 특성
아세프로마진의 IUPAC 명칭은 1-{10-[3-(Dimethylamino)propyl]-10H-phenothiazin-2-yl}ethanone이다. 화학식은 C19H22N2OS이며, 분자량은 약 326.46 g/mol이다. CAS 등록번호는 61-00-7이다. 일반적인 제약 제형은 말레인산염(acepromazine maleate) 형태이다.
약리작용 및 작용기전
아세프로마진의 약리작용은 다른 페노치아진 계열 항정신병 약물과 유사하다. 주요 작용기전은 다음과 같다.
- 중추 도파민 D2 수용체의 강력한 길항작용을 통해 진정 및 진정(鎮靜) 효과를 나타낸다.
- α1-아드레날린 수용체 길항작용으로 혈관 확장에 따른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 H1 히스타민 수용체 및 무스카린성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대한 길항작용도 나타낸다.
- 연수(medulla oblongata)의 화학수용체방아쇠대(chemoreceptor trigger zone)와 고립핵(solitary nucleus)에 작용하여 항구토 효과를 나타낸다.
수의학적 사용
아세프로마진은 개, 고양이, 말 등 다양한 동물에서 진정제, 전마취제, 마취 보조제, 안정제로 사용된다.
- 개와 고양이: 불안한 상황(예: 천둥소리) 전 구강 투여, 공격적이거나 다루기 어려운 동물의 주사용 진정제, 멀미 예방 등에 사용된다. 소동물의 경우 투여 후 약 10분 내에 효과가 나타나며 4~6시간 지속된다.
- 말: 전신 마취 전 진정제로 널리 사용되며, 마취 관련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제엽염(laminitis) 치료에서 혈관 확장제로도 사용된다.
- 기타: 항구토제, 부정맥 예방, 항히스타민 작용 등의 목적으로도 활용된다.
부작용 및 주의사항
아세프로마진은 말초 혈관 확장으로 인한 저혈당-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어 고령 또는 쇠약한 동물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실조(ataxia)가 흔한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게 떨림(tremor)과 근육긴장이상(dystonia)이 보고되기도 한다.
- 개: 복서(Boxer) 품종에서는 미주신경성 실신과 저혈압으로 인한 허탈(collapse)이 나타날 수 있다. 거대 품종 및 사이트하운드(sighthound)에서는 진정 효과가 12~24시간까지 연장될 수 있다.
- 말: 종마(stallion)에서는 음경탈출, 귀두포피염(paraphimosis), 지속발기증(priapism)의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유전적 감수성: ABCB1(MDR1) 유전자 변이 보유 개체에서는 아세프로마진에 대한 과민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콜리(Collie)의 약 75%, 오스트레일리언 셰퍼드의 약 50%가 해당 변이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간 대사: 간에서 대사되어 hydroxyethylpromazine sulfoxide 형태로 전환된 후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간 기능이 저하된 개체에서는 진정 효과가 과도하게 연장될 수 있다.
아세프로마진은 현재 널리 인정된 수의학적 진정제이며, 관련 약리학적 정보와 임상 데이터가 풍부하게 축적되어 있는 실체가 확립된 약물이다. 국내에서는 반려동물용 진정제 시장에서 과거에는 널리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덱스메데토미딘(dexmedetomidine), 미다졸람(midazolam) 등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체 약물이 사용되는 추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