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 왈드(Abraham Wald, 1902년 10월 31일 ~ 1950년 12월 13일)는 유대계 헝가리 출신의 수학자이자 통계학자로, 결정 이론, 기하학, 계량경제학 분야에 기여하고 순차 분석(sequential analysis)이라는 통계학의 한 분야를 창시한 인물이다.
왈드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의 콜로주바르(현재 루마니아 클루지나포카)에서 정통 유대교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종교적 이유로 토요일 수업에 참석할 수 없어 대학 입학 전까지 가정에서 교육을 받았다. 1928년 페르디난드 1세 국립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으로 졸업했고, 이후 빈 대학교 대학원에서 카를 멩거(Karl Menger)의 지도 아래 1931년 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대인에 대한 차별 때문에 대학 교수직을 얻지 못했으나, 경제학자 오스카 모르겐슈테른(Oskar Morgenstern)의 도움으로 경제학 분야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1938년 나치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합병하면서 유대인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자, 왈드는 미국으로 이주하여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연구 경력을 쌓았다. 1941년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이후 생애 동안 그곳에서 연구를 지속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왈드는 컬럼비아 대학교의 통계 연구 그룹(Statistical Research Group)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전쟁 관련 여러 통계 문제에 기여했다. 그의 가장 널리 알려진 업적 중 하나는 폭격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이다. 전투에서 귀환한 폭격기의 손상 분포를 분석할 때, 격추되어 돌아오지 못한 항공기는 분석에서 제외된다는 점, 즉 생존 편향(survivorship bias)을 고려하여 보강해야 할 부위에 대한 역설적인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작업은 당시 태동하던 오퍼레이션 리서치(군사 작전 연구) 분야의 선구적 업적으로 평가된다.
왈드의 이름을 딴 통계적 개념으로는 왈드 방정식(Wald's equation), 왈드 검정(Wald test), 왈드 분포(Wald distribution), 왈드-울포위츠 런 검정(Wald–Wolfowitz runs test), 순차 확률비 검정(sequential probability ratio test) 등이 있다. 대표 저서로는 《순차 분석》(Sequential Analysis, 1947)과 《통계적 결정 함수》(Statistical Decision Functions, 1950)가 있다.
1950년 12월 13일, 왈드와 그의 아내는 인도 정부의 초청으로 강연 여행 중이었으며, 인도 남부 닐기리 산맥 부근에서 에어 인디아 소속 DC-3 항공기의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그의 아들은 물리학자 로버트 왈드(Robert Wald)이다.
왈드의 사후, 통계학자 로널드 피셔(Ronald A. Fisher)가 왈드의 통계학 저작을 무경험자의 저작으로 비판하기도 했으나, 예지 네이만(Jerzy Neyman)이 이듬해 왈드의 작업을 옹호하며 반박했다. 오늘날 왈드는 현대 통계적 의사결정 이론의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한 학자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