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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이란 관계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란의 관계는 경제적 상호의존성과 지정학적·안보적 갈등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양상을 띠어 왔다. 양국은 페르시아만(아랍권에서는 아라비아만으로 지칭)을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으며, 수세기에 걸친 인적·문화적 교류와 무역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동시에 영토 분쟁, 종파적 차이(이란은 시아파, UAE는 수니파), 역내 패권 경쟁, 그리고 이스라엘 및 미국과의 관계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을 겪고 있다.

역사적 배경

고대부터 아라비아 반도 동부 해안과 이란 고원 사이에는 교류가 존재했다. 19세기 이후 영국이 페르시아만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기, 오늘날 UAE 지역의 토후국들과 이란 남부 해안 도시들 사이에는 활발한 무역이 이루어졌다. 20세기 초, 이란의 카자르 왕조 시절 관세 인상 정책으로 인해 많은 페르시아 상인들이 두바이로 이주하였고, 이는 두바이가 이란의 주요 재수출 허브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영토 분쟁: 아부무사 섬과 툰브 제도

양국 관계의 가장 오래된 갈등 요인은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세 개의 섬, 즉 아부무사(Abu Musa) 섬과 대툰브(Greater Tunb), 소툰브(Lesser Tunb) 섬에 대한 영유권 분쟁이다. 1971년 11월, 영국군이 페르시아만에서 철수하는 과정에서 이란(당시 팔레비 왕조)이 이 섬들을 점령하였다. 이는 같은 해 12월 2일 UAE가 독립하기 불과 이틀 전의 일이었다. UAE는 이 섬들에 대한 자국의 주권을 주장하며 국제법에 따른 해결을 요구해 왔으나, 이란은 이 섬들이 역사적으로 자국의 불가분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국제 중재를 거부하고 있다. 1992년 이란이 아부무사 섬에서 UAE 측 행정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경제 관계

경제적 측면에서 UAE와 이란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두바이는 이란의 최대 재수출 시장이자 금융 허브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란은 국제 제재를 우회하는 창구로 UAE를 활용해 왔다. 2011년 양국 교역액은 약 23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후 제재의 영향으로 감소하기는 했으나 2024~2025년에는 다시 27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약 40만~50만 명에 달하는 이란인(또는 이란계)이 UAE에 거주하며 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약 8,000개의 이란 기업 및 무역상이 UAE에 등록되어 있다. 이란의 UAE 내 투자액은 2,000억~3,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대 관계 악화

2016년 사우디아라비아-이란 외교 관계 단절 사태 당시 UAE는 이란 주재 자국 대사관의 외교 공관 등급을 공사급으로 격하하였다. 2020년 UAE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아브라함 협정)를 발표하자 이란은 이를 "배신"이자 "위험한 행보"라고 강력히 비난하였으며, 이란의 강경파 언론은 UAE를 "정당한 공격 대상"이 되었다고 경고했다. 2022년 1월, 예멘 내전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아부다비의 석유 시설과 공항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하여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은 UAE의 안보 인식에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2026년 이란 전쟁과 관계의 급변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개시하면서 중동 전역으로 확전되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은 UAE를 포함한 걸프만 연안 국가들에 대규모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하였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전쟁 기간 동안 이란은 UAE를 향해 탄도미사일 457발, 순항미사일 19발, 드론 2,038기를 발사하였으며, 이는 이란이 역내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공격한 국가가 UAE였음을 의미한다. 두바이 국제공항, 부르즈 알 아랍 호텔, 팜 주메이라, 제벨 알리 항만 등 주요 민간 시설이 피해를 입었고, 아부다비에서는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UAE는 2026년 3월 1일 주테헤란 대사관을 폐쇄하고 모든 외교 인원을 철수시켰다. 또한 이란계 학교의 운영 허가를 취소하고, 이란 자산 동결을 검토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한편, 이스라엘은 UAE에 아이언돔 방공망을 배치하고 정보 협력을 제공하는 등 안보 협력이 긴밀해졌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UAE는 미국 및 이스라엘과 협력하여 이란에 대한 수십 차례의 공습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이후

2026년 4월 8일 휴전이 체결된 이후에도 양국 관계는 극도로 경색된 상태가 지속되었다. 그러나 2026년 6월, UAE와 이란의 고위 안보 당국자들이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양국이 경제적 이해관계와 안정적인 공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외교적 채널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UAE는 이란과의 전면적 대립보다는 긴장 관리와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는 복합적인 외교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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