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스트들의 상징은 19세기부터 현재까지 아나키즘 운동에서 사용된 다양한 시각적 표상 및 깃발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이들 상징은 아나키즘의 정치 철학과 운동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기능해 왔으며, 대표적으로 검은 깃발, 흑적기(黑赤旗), 서클 A(circled-A), 검은 고양이 등이 있다.
검은 깃발
검은 깃발은 아나키즘과 가장 보편적으로 연관된 상징 중 하나이다. 1880년대부터 아나키즘과 관련되기 시작했으며, 그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한다. 한국어 위키백과에 따르면, 프랑스의 혁명가 루이즈 미셸(Louise Michel)이 1883년 3월 9일 파리 실업자 시위에서 검은 깃발을 들고 행진한 사건이 검은 깃발이 아나키즘의 상징으로 자리잡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녀는 재판에서 검은 깃발이 "파업의 깃발"이며 노동자들의 궁핍을 나타낸다고 변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검은 깃발의 정확한 최초 사용자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의 아나키스트 연구자인 하워드 에를리히(Howard Ehrlich)는 검은 깃발이 "모든 깃발에 대한 거부"이며 국가와 집단 충성의 이름으로 자행된 범죄에 대한 분노와 애도의 색을 나타낸다고 해석한 바 있다.
흑적기(黑赤旗)
검은색과 붉은색을 함께 사용한 깃발은 아나키즘, 특히 아나코 생디칼리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검은색은 자유지상주의적 사상과 직접행동을, 붉은색은 노동운동과 사회적 연대를 상징한다. 흑적기는 1870년대 이탈리아에서 처음 사용된 기록이 있으며, 이후 1910년 스페인 전국노동총연맹(CNT) 창립 시 대각선으로 나누어진 검붉은 깃발이 채택되면서 널리 퍼졌다. 1936년 스페인 내전을 계기로 전 세계에 확산되었다.
서클 A(Circled-A)
서클 A는 대문자 A를 원으로 둘러싼 형태의 상징으로, 현대 아나키즘을 가장 널리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이다. 이 상징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존재한다. 1964년 파리의 자유지상주의 청년 조직(Jeunesse Libertaire)이 이 상징을 고안하여 제안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일부 기록에 따르면 1956년 브뤼셀의 아나키스트 조직이 이 심볼을 먼저 사용한 사례도 있다. 서클 A의 의미에 대해서는 피에르조제프 프루동의 격언 "아나키는 질서다(Anarchy is Order)"와 연관 지어 해석하는 견해가 있으나, 상징의 창안자 중 한 명인 토마스 이바녜스는 이러한 해석이 당시 창안 의도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 서클 A는 1970년대 펑크 문화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기타 상징물
아나키스트들의 상징에는 위의 대표적 요소 외에도 검은 고양이(산업노동자와 사보타주를 상징), 해적기(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사용), 사봇(사보타주의 상징), 스쾃(점거 주거) 기호, 아나키스트 블랙 크로스 등 다양한 상징물이 존재한다. 또한 "신도 없고 주인도 없다(No gods, no masters)"와 같은 슬로건도 아나키즘 운동과 밀접하게 연관된 표어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아나키스트들의 상징은 19세기 후반 노동운동과 혁명적 전통에서 출발하여, 20세기 후반의 펑크 문화와 반세계화 운동을 거치며 다양한 형태로 확장·변용되어 왔다. 각 상징의 구체적인 기원과 초기 사용 시점에 대해서는 일부 불확실한 부분이 존재하며, 이에 대한 학술적 검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