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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할라 왕국

싱할라 왕국(Sinhala Kingdom)은 오늘날 스리랑카 섬에 존재했던 싱할라계 왕국들을 통틀어 가리키는 역사적 명칭이다. 싱할라 왕국들은 각 시대별로 행정 중심지가 위치한 도시의 이름으로 구분되며, 연대순으로 탐바판니 왕국, 우파티사누와라 왕국, 아누라다푸라 왕국, 폴론나루와 왕국, 담바데니야 왕국, 감폴라 왕국, 코테 왕국, 시타와카 왕국, 캔디 왕국으로 이어진다.

싱할라 왕국의 기원은 전통적으로 기원전 543년 인도 북부의 반가 왕국(오늘날 벵골 지역)에서 추방된 비자야 왕자가 700명의 수행원과 함께 스리랑카 섬에 도착하여 탐바판니 왕국을 세운 데서 시작된다. 이 이야기는 스리랑카의 고대 연대기인 마하밤사(Mahavamsa)와 디파밤사(Dipavamsa)에 기록되어 있으나, 전설적 성격을 포함한다.

싱할라 왕국은 기원전 377년경부터 서기 1017년까지 지속된 아누라다푸라 왕국 시기에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이 시기 스리랑카는 상좌부 불교의 중심지로 번성하였으며, 거대한 불탑(스투파)과 승원, 관개 시설이 건설되었다. 5세기 초 중국의 승려 법현(Faxian)이 이 왕국을 방문하여 기록을 남겼다.

1017년 촐라 제국의 침공으로 아누라다푸라 왕국이 멸망한 후, 1056년 폴론나루와 왕국이 재건되었다. 파라크라마바후 대왕(재위 1153~1186) 시기에는 해외로 영향력을 확장하여 몰디브와 인도 일부 지역까지도 영향권에 두었을 가능성이 법현의 기록과 마하밤사에 언급되어 있다.

13세기 이후 싱할라 왕국은 분열과 재통일을 반복하였다. 담바데니야(1236~1272), 감폴라(1345~1408), 코테(1408~1598) 등 여러 왕국이 차례로 번성하였다. 16세기 포르투갈이 스리랑카에 도래한 이후, 코테 왕국은 포르투갈의 영향력 아래 들어갔고, 시타와카 왕국(1521~1593)이 이에 대항하였다.

마지막 싱할라 왕국인 캔디 왕국(1590~1815)은 내륙 산악 지대를 거점으로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식민 세력에 맞서 약 2세기 이상 독립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1815년 캔디 협약(Kandyan Convention)을 통해 영국에 병합되면서 싱할라 왕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싱할라 왕국이 존재했던 시기 동안 스리랑카 섬에는 자프나 왕국(1215~1624), 바니 족장령(12세기~1803), 포르투갈령 실론(1597~1658), 네덜란드령 실론(1640~1796) 등 싱할라 왕국에 속하지 않은 정치적 실체들도 공존하였다. 파라크라마바후 6세(코테 왕국)는 일시적으로 스리랑카 섬 전체를 통일한 마지막 싱할라 국왕으로 기록된다.

싱할라 왕국의 역사는 스리랑카의 고대·중세 역사의 핵심 축을 이루며, 상좌부 불교의 전통과 싱할라 민족의 정체성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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