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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할라 문자

싱할라 문자(싱할라어: සිංහල අක්ෂර මාලාව, Siṁhala Akṣara Mālāwa)는 스리랑카의 공용어인 싱할라어를 표기하는 데 사용되는 문자 체계이다. 싱할라인과 대부분의 스리랑카인들이 사용하며, 종교적 전례 언어인 팔리어와 산스크리트어를 표기하는 데에도 쓰인다.

계통과 역사

싱할라 문자는 브라흐미 문자 계열에 속하며, 고대 인도 브라흐미 문자의 후손이다. 그란타 문자(Grantha script)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싱할라 문자의 기원은 기원전 3세기경 북인도에서 도입된 브라흐미 문자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후 남인도 문자들의 영향을 받으며 독자적으로 발달했다. 아누라다푸라에서 발견된 기원전 6세기경의 토기에는 헬루 프라크리트어로 쓰인 석각 브라흐미 비문이 남아 있다.

중세 싱할라 문자는 약 750년경 그란타 문자에서 파생된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 싱할라 문자는 13세기에 정립되었으며, 이 시기에 문법서 《시닷 상가라》(Sidat Sangara)가 편찬되었다. 1736년 네덜란드인이 섬에서 처음으로 싱할라 활자로 인쇄했다. 19세기 후반 식민지 시기에 고대비가 높고 획의 두께가 다양한 새로운 활자체가 등장했으며, 이는 현재까지 스리랑카의 신문, 서적, 잡지 등에서 선호되는 양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조와 특징

싱할라 문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아부기다(abugida) 체계이다. 아부기다는 자음을 기본 단위로 하며, 각 자음 글자는 기본 모음(/a/)을 내포하고, 모음 부호(필리, pili)를 자음 글자의 앞, 뒤, 위, 아래에 붙여 다른 모음을 표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기본 형태 "ක"는 "ka"를 의미하며, 위에 작은 아치형 부호를 얹으면 "කි"(ki)가 된다. 기본 모음을 없애기 위해서는 "할 키리마"(hal kirīma)라는 특수 기호를 붙여 순수 자음을 표기한다.

싱할라 문자의 가장 두드러진 시각적 특징은 둥글둥글한 곡선 형태이다. 직선이 거의 없고 글자 간 연결이 없다. 이는 싱할라 문자가 마른 야자수 잎에 기록되었던 관습에서 비롯된 것으로, 야자수 잎에 직선을 쓰면 잎맥을 따라 갈라져 찢어지기 때문에 곡선 형태가 선호되었다. 싱할라 문자에는 대문자와 소문자의 구분이 없다.

글자 체계

싱할라 문자는 두 집합으로 구성된다. 순수 싱할라(śuddha siṃhala) 알파벳과 혼합 싱할라(miśra siṃhala) 알파벳이다. 순수 싱할라 알파벳은 고전 싱할라어인 엘루(Eḷu)를 표기하는 데 필요한 기본 문자 집합으로, 현대 구어 싱할라어의 음소를 모두 표현할 수 있다. 혼합 싱할라 알파벳은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또는 영어 차용어를 표기하기 위한 추가 문자들을 포함한다.

순수 싱할라 문자에는 8개의 파열음, 2개의 마찰음, 2개의 파찰음, 2개의 비음, 2개의 유음, 2개의 활음이 포함된다. 자음과 모음의 수는 자료에 따라 다르게 제시되나, 일반적으로 자음 약 41개와 모음 18개 안팎으로 구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기타 특징

싱할라 문자는 고유의 숫자 체계(싱할라 일라캄, Sinhala illakkam)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는 1815년 캔디 왕국의 멸망 이전까지 사용되었다. 이 체계에는 0이 없었으며 10, 20, 30, ... 100, 1000을 나타내는 기호가 있었다. 이후 힌두-아라비아 숫자 체계로 대체되었다. 또한 점성술용 숫자 체계(싱할라 리트 일라캄)가 별도로 존재했으며, 0을 포함했다. 싱할라 문장부호인 쿤달리야(kunddaliya)는 과거 마침표로 사용되었으나 현재 일반적인 용법으로는 쓰이지 않고, 일부 소셜 미디어 등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컴퓨터 인코딩

싱할라 문자는 1999년 9월 유니코드 표준 3.0 버전에서 채택되었다. 주요 유니코드 블록은 U+0D80–U+0DFF이며, 싱할라 고대 숫자(Sinhala Archaic Numbers) 블록은 2014년 유니코드 7.0.0에서 추가되었다(범위 U+111E0–U+111FF). 이 문자 배정은 스리랑카에서 국가 표준 SLS1134로 채택되었다. 현대의 주요 운영체제(Windows, macOS, Linux, Android 등)는 싱할라 문자의 표시와 입력을 지원한다.

관련 문자와의 관계

싱할라 문자는 브라흐미 계열 문자로서 그란타, 칸나다, 말라얄람, 텔루구, 타밀 문자, 데바나가리 등과 여러 공통점을 공유한다. 특히 모음 부호의 구성 방식(예: /e/와 /ā/ 부호의 조합으로 /o/를 나타냄)에서 유사성을 보인다. 한편 싱할라 문자는 영어 단어 "at"과 "ant"의 첫 모음 소리와 유사한 한 쌍의 모음(/æ/와 /æː/)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다른 인도-아리아 문자들과 구별되는 고유한 특징을 지닌다.

현재 싱할라 문자는 스리랑카에서 1,6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신문, 텔레비전 광고, 정부 공지, 낙서, 교과서 등 다양한 맥락에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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