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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켄

싯켄(일본어: 執權, しっけん, Shikken)은 일본 가마쿠라 막부(鎌倉幕府)에서 세이이타이쇼군(征夷大将軍)을 보좌하며 정무를 총괄하던 직책이다. 원래는 만도코로(政所)의 장관인 벳토(別当) 가운데 중심이 되는 자를 가리키는 호칭에서 비롯되었다.

초대 싯켄은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頼朝)의 장인이었던 호조 도키마사(北条時政)로, 1203년(겐닌 3년)에 임명되었다. 이후 2대 싯켄 호조 요시토키(北条義時)가 사무라이도코로(侍所)의 벳토를 겸임하면서 막부의 실질적 최고 직책으로 자리 잡았다. 싯켄은 호조 씨(北条氏) 일족이 대대로 세습하였으며, 싯켄 정치 체제는 가마쿠라 시대(1203년~1333년)에만 존재하였다.

겐지(源氏) 쇼군이 3대 사네토모(実朝)를 끝으로 단절된 이후, 막부는 셋칸케(摂関家)의 귀족이나 왕족을 쇼군으로 맞이하고, 그를 내세워 보좌하는 싯켄이 사실상의 최고 책임자가 되는 체제로 전환되었다. 싯켄은 쇼군을 대신해 소송 재결을 내리는 하지장(下知状)을 발급할 수 있었으며, 이는 쇼군과 고케닌(御家人) 사이의 주종 관계(어은-봉공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하였다.

후기로 갈수록 호조 씨의 권력이 증대하면서, 막부의 공적 지위인 싯켄보다 호조 일문의 소료(惣領)인 도쿠소(得宗)에게 실제 권력이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9대 싯켄 호조 사다토키(北条貞時) 이후 도쿠소와 싯켄이 분리되면서 싯켄은 명목상의 직책으로 전락하였고, 도쿠소의 가신인 미우치비토(御内人)가 실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1333년 가마쿠라 막부의 멸망과 함께 싯켄 제도도 소멸하였다.

가마쿠라 막부 이후 무로마치 막부(室町幕府)의 간레이(管領)가 가마쿠라 막부의 예를 따라 '싯켄'으로 불린 사례가 있으며, 여러 다이묘(大名)의 중신에 대해서도 '싯켄'이라는 호칭이 사용된 경우가 있다. 또한 조정(朝廷)의 인초(院庁)에도 인노 싯켄(院執権)이라는 직책이 존재하였는데, 이는 에도 시대 말기 고카쿠 상황(光格上皇)의 시대까지 존속하였다.

근대에 들어 일본의 사학자 류 스스무(龍粛)가 1922년 저서 『비구니 쇼군 마사코』(尼将軍政子)에서 '싯켄 정치'(執権政治)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후 이 표현이 널리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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