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정법(實定法, 영어: positive law, 라틴어: ius positum)은 입법기관의 제정, 사회적 관습, 법원의 판례 등을 통해 현실적으로 성립되어 특정한 시대와 장소에서 실제로 효력을 가지는 법을 말한다. 자연법(인간의 이성이나 본성에 기초한 보편타당한 법)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경험적·역사적 사실을 통해 인식할 수 있으며 현실 사회에서 직접 적용되어 국민과 국가기관을 구속한다.
어원 및 용어 '실정법'의 한자어 '實定法'은 '실제로 정해진 법'이라는 뜻을 가지며, 영어 'positive law'는 라틴어 'ius positum'(인위적으로 설정된 법)에 기원한다. 이는 '자연적으로 주어진 법'이라는 의미의 자연법(自然法, natural law)과 대립되는 용어이다.
개념 및 특징 실정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 인위성: 입법기관의 입법작용, 사회적 관습의 성문화, 법원 판례의 축적 등 인간의 의사와 사회적 행위를 통해 성립된다.
- 시·공간적 제한성: 일정한 시대와 특정 사회에서만 효력을 가지며, 시대와 지역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 경험적 인식 가능성: 문서나 관행 등 현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존재한다.
- 강제력: 국가 권력에 의해 공식적으로 제정되고 강제력을 수반한다.
실정법의 형태 실정법은 크게 다음 세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 성문법(成文法): 헌법, 법률, 명령, 규칙, 조례 등 문서의 형태로 제정된 법.
- 관습법(慣習法): 사회적 관행이 법적 확신을 얻어 법규범으로 인정된 것.
- 판례법(判例法): 법원의 판결을 통해 형성된 법으로, 영미법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역사적 배경 18세기 말까지는 자연법 사상이 강하게 주장되었으나, 19세기 초 사비니(Friedrich Carl von Savigny)에 의해 역사법학파가 확립되고 법의 역사성과 민족성이 강조되면서 실정법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19세기 후반에는 실정법, 특히 성문법만을 법으로 보는 법실증주의(legal positivism)가 대두되었다. 존 오스틴(John Austin)은 실정법을 주권자의 명령과 제재로 정의하였으며, 현대 법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법'이라고 하면 실정법을 가리키는 것이 보통이다.
자연법과의 관계 자연법과 실정법의 관계는 법학의 오랜 논제이다. 자연법론은 실정법이 자연법에 부합해야 효력을 가진다고 보는 반면, 법실증주의는 실정법의 효력을 도덕적 기준과 분리하여 파악한다. 현대 법체계에서는 실정법이 실제 재판과 행정의 기준이 되며, 자연법은 실정법의 해석이나 입법의 지침적 원리로 기능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