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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종교)

신탁(神託)은 신이 사람을 매개자로 하여 그의 뜻을 나타내거나 인간의 물음에 대답하는 일을 가리키는 종교 개념이다. 영어로는 오라클(oracle)이라고 하며, 이는 "말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ōrāre에서 유래하였다. 신탁은 신이 인간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통로로 여겨졌으며, 새의 표식이나 동물의 내장 등을 해석하는 방식의 점복(divination)과는 구분된다.

고대 세계에서 신탁은 인간의 의지와 무관한 앞날을 알리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였다. 신탁을 받아 전달하는 사람은 사제나 여사제였으며, 이들은 신이 내린 계시를 황홀경(ecstasy) 상태에서 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고대 그리스 델포이(Delphi)에 위치한 아폴론 신전의 신탁이 있다. 델포이 신탁은 기원전 8세기 무렵부터 명성을 얻기 시작하여 기원전 6세기에서 4세기 사이에 절정에 달했다. 이 신탁을 전달하던 여사제는 피티아(Pythia)라고 불렸으며, 신탁을 구하는 자는 제물을 바친 후 질문을 하면 피티아가 아폴론 신의 응답을 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피티아의 발언은 종종 모호하여 신전의 사제들이 이를 해석하여 전달하였다. 델포이 신탁은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정치, 종교, 개인적 결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델포이 외에도 고대 그리스에는 에페이로스의 도도나(Dodona)에 있는 디오네와 제우스의 신탁, 아나톨리아 해안의 디디마(Didyma)와 말루스(Mallus),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코린트와 바새, 에게해의 델로스섬과 에기나섬 등 여러 신탁소가 존재하였다. 또한 시빌라 신탁(Sibylline Oracles)은 광란 상태에서 신성한 계시를 발한 여선지자 시빌스(Sibyls)에게 귀속되는 신탁 모음집으로 전해진다.

고대 근동 지역에서도 신탁 행위는 널리 행해졌다. 월터 부르케르트(Walter Burkert)에 따르면, "신이 말하는 입술에서 광란한 여인들"이 기원전 두 번째 천년기의 마리(Mari)와 기원전 첫 번째 천년기의 아시리아에서 기록된 바 있다. 구약성경에도 제비뽑기, 꿈을 통한 신탁, 우림과 둠밈(Urim and Thummim), 에봇(Ephod) 등 다양한 신탁 행위가 나타나며, 이는 고대 근동의 여러 문화에서 이미 수천 년간 전승되던 신탁 방식이 선택적으로 수용된 것으로 학계에서 분석된다.

한국어에서 '신탁'은 한자어 神託(귀신 신, 부탁할 탁)으로, '선탁(宣託)'이라고도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신탁을 "신이 사람을 매개자로 하여 그의 뜻을 나타내거나 인간의 물음에 대답하는 일"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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