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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로

신선로(神仙爐)는 조선 시대 궁중 음식 중 하나로, 가운데 화통(火筒)이 달린 특수한 용기에 여러 어육(魚肉)과 채소를 색스럽게 담아 국물을 부어 끓여 먹는 전골 요리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신선로의 원래 이름은 열구자탕(悅口子湯)으로, 궁중에서 '맛이 좋은 탕'이라는 뜻으로 불렸다. 『규합총서』, 『동국세시기』 등에서는 그릇 이름 그대로 신선로라고 하였다.

신선로라는 용기는 그릇 중앙에 숯을 넣는 화통이 있어, 끓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음식을 즉석에서 익혀 먹을 수 있게 설계되었다. 이 용기 가운데 숯불을 피우고 그 둘레에 국물을 부어 고기, 생선, 채소 등을 익혀 먹는 방식은 중국의 훠궈(火鍋)류 요리와 유사한 점이 있어 조선 후기 실학자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는 신선로가 중국의 '훠궈르(火鍋兒)'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주장이 기록되어 있다. 다만 이러한 유래설은 문헌에 따라 여러 가지가 존재하며, 정확한 기원이 단일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 인용한 『조선요리학(朝鮮料理學)』의 기록에 따르면, 신선로의 명칭 유래는 연산군 시절의 인물 정희량(鄭希良)과 관련이 있다고 전해진다. 정희량은 무오사화 때 의주로 귀양을 갔다가 돌아온 뒤 더 큰 사화를 예견하고 산중에 은둔하며 '선인(仙人)의 생활'을 하였다고 한다. 그는 주역의 수화기제(水火旣濟) 원리를 응용해 화로를 만들어 그 하나만으로 여러 채소를 한데 넣어 익혀 먹었다고 하며, 그가 신선이 되어 속세를 떠난 뒤 세상 사람들이 그 화로를 신선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 유래이다.

신선로(열구자탕)에 들어가는 재료는 매우 다양하고 호화롭다. 궁중 잔치기록인 『진연의궤(進宴儀軌)』의 찬품단자에 따르면, 쇠고기 안심, 곤자소니, 간, 천엽, 돼지고기, 꿩, 닭, 전복, 해삼, 숭어, 달걀, 표고버섯, 미나리, 무, 잣, 은행, 호두 등 약 25종류의 식품이 사용되었다. 재료는 신선로의 너비에 맞게 골패형으로 썰어 색을 맞추어 담았으며, 가장 위에는 호두·은행·잣·고기완자 등을 둘러 담고 손잡이 높이까지 육수를 부어 끓인다.

신선로(열구자탕)는 재료가 호화롭고 조리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어서, 교자상이나 주안상에 올리면 가장 좋은 대접으로 여겨졌다. 재료에 따라 해물신선로, 면신선로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현대에는 고급 한정식집 등에서 특별한 손님을 대접할 때 제공되는 경우가 많으며, 한국 궁중 요리를 대표하는 상징적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한국 대표 음식으로 해외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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