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영 초상(申箕永 肖像)은 일제강점기인 1916년, 조선 말기의 대표적인 초상화가인 석지 채용신(石芝 蔡龍臣, 1850~1941)이 그린 초상화이다. 비단 바탕에 채색한 작품으로, 크기는 세로 156.8cm, 가로 76.2cm이다. 2013년 11월 15일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의 유형문화재 제225호로 지정되었으며, 소재지는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주천면이다.
작품 속 인물은 조선 후기의 유학자 소곡(素谷) 신기영(1897~?)으로, 초상화 우측에 "소곡신기영이십세상(素谷申箕永二十歲像)"이라는 묵서가 있어 그가 20세 때의 모습임을 알 수 있다. 신기영은 유학자 이덕응(李德應)의 제자로, 스승과 함께 화양산(華陽山)에 황단(皇壇)을 설치하고 고종 황제의 탄신일을 맞아 황단제를 지낸 인물이다.
초상화 속 신기영은 깃과 도련, 소맷자락에 검은색 선을 두른 학창의(鶴氅衣)에 흑건(黑巾)을 착용한 입상(立像)으로 그려졌다. 채용신 특유의 극세필(極細筆)을 사용하여 얼굴의 육리문(肉理紋, 피부 결)까지 세밀하게 묘사하였으며, 서양화법의 채색과 명암법을 차용하여 복식의 주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흰색 선을 더해 입체감을 강조하였다.
화면 좌측 상단에는 "개국오백이십오년병진사월상한종이품석지채용신사(開國五百二十五年丙辰四月上澣從二品石芝蔡龍臣寫)"라는 관서(款書)가 있어 1916년(병진년) 4월에 채용신이 그렸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아래에는 양각 방인(方印)의 '석지(石芝)'와 음각 방인의 '채용신장(蔡龍臣章)' 인장이 찍혀 있다.
화면 우측의 흰색 바탕에 붉은 선을 두른 부분에는 "성절기천영명단, 병진시칠월이십오일공(聖節祈天永命壇 丙辰始七月二十五日供)"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어, 1916년 7월 25일 고종 황제의 탄신일에 이덕응과 그의 제자들이 화양봉의 황단에서 제사를 지낸 정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발견된 채용신의 초상화는 대부분 배경을 그리지 않거나 실내 병풍을 배경으로 한 것이 일반적인데, 이 작품은 전북 진안의 화양봉 황단을 야외 배경으로 그려 채용신의 산수 묘사 기법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희귀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 초상화는 20세기 초 진안 지역 유림을 중심으로 행해진 황단제의 일면을 보여줄 뿐 아니라, 초상 인물의 주요 행적을 배경으로 묘사함으로써 초상화의 영역을 확대하였다는 점에서 회화사적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