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인성 방광(neurogenic bladder)은 대뇌로부터 척수, 말초 신경에 이르는 신경계의 이상에서 비롯된 방광 기능 및 배뇨 이상을 총칭하는 의학적 개념이다. 정상적인 배뇨는 방광의 소변 저장과 배출 과정이 뇌·척수·말초신경으로 구성된 신경 경로에 의해 조절됨으로써 이루어지며, 이 경로의 어느 부위에든 병변이 발생하면 신경인성 방광이 유발될 수 있다.
정의와 원인
방광은 소변이 약 300~400cc 정도 찰 때까지 압력이 크게 증가하지 않은 채 늘어났다가, 요의가 느껴지면 외요도 괄약근이 열리고 배뇨근이 수축하여 소변을 배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신경인성 방광은 이러한 조절 체계가 손상되어 소변을 적절히 저장하거나 배출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원인으로는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척수 손상, 다발성 경화증, 척추 디스크, 척추협착증 등의 신경계 질환이 대표적이며, 당뇨병에 의한 말초신경 변성, 골반 수술에 따른 신경 손상, 척추 이분증 등의 선천적 질환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국제적으로는 최근 국제요실금학회(ICS)가 이 용어를 '신경인성 하부요로 기능장애(neurogenic lower urinary tract dysfunction)'로 개정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병태생리와 분류
손상 부위에 따라 임상 양상이 달라진다. 뇌졸중·파킨슨병 등 교뇌 상부(상위운동신경원)의 병변에서는 뇌의 배뇨 억제 기능이 소실되어 배뇨근이 과활동하는 저장 장애가 주로 나타난다. 척수 병변(경추·흉추)에서는 배뇨근 수축과 동시에 외요도 괄약근이 이완되지 않는 배뇨근-괄약근 협조부전(detrusor-sphincter dyssynergia, DSD)이 발생하여 방광 내 압력이 위험하게 상승할 수 있다. 천수(S2~S4) 또는 말초신경의 병변(하위운동신경원)에서는 배뇨근 수축력이 저하되어 소변 배출이 불완전한 저활동 방광이 나타난다. 국제요실금학회 분류, Lapides 분류 등 여러 분류 체계가 사용된다.
증상
저장 이상으로는 빈뇨, 야간뇨, 절박뇨, 절박성 요실금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배출 이상으로는 요주저, 약뇨, 잔뇨감, 배뇨곤란 등이 나타난다. 방광이 불완전하게 비워져 잔뇨량이 지속적으로 많아지면 요로 감염, 방광요관역류, 수신증, 신장 기능 저하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진단
병력 청취, 신체 검사, 배뇨 일지, 검사실 검사(혈액·소변 검사), 영상 검사(신장 초음파, CT 등)를 시행하며, 방광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요역동학 검사(urodynamic study)가 진단의 핵심으로 간주된다. 요역동학 검사로 방광 충만기 압력, 배뇨근의 불수의적 수축 여부, 배뇨근 수축력 등을 평가한다.
치료와 예후
치료의 최우선 목표는 상부 요로(신장)의 보호이며, 이어 요로 감염 예방과 요실금 관리가 중요시된다. 과활동 방광에는 항콜린제나 베타3 작용제 등의 약물이 1차적으로 사용되며,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보툴리눔 독소 방광 내 주사나 천수신경자극술이 고려될 수 있다. 소변 배출이 불완전한 경우에는 청결 간헐적 자가도뇨가 표준적 치료로 권장된다. 수술적 치료로는 방광확대술, 요로전환술 등이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의학적 관리와 청결 간헐적 자가도뇨, 약물 요법으로 대부분의 환자에서 요실금 조절과 신장 기능 보존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방치할 경우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신경인성 방광은 국내외 주요 의학 기관과 의학 백과사전에 널리 수록된 공인된 의학 용어로, 비뇨의학과와 재활의학과, 신경과 등 여러 진료과에서 다루어지는 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