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원(植物園, botanical garden 또는 botanic garden)은 식물명이 표시된 다양한 식물들의 수집, 재배, 보존, 전시 등을 목적으로 조성된 정원 및 시설을 말한다. 일반 공원이나 조경 정원과 달리 과학적 관리 체계 아래 운영되며, 식물에 대한 연구, 교육, 보전의 기능을 수행한다.
정의 및 특징
식물원은 교육 및 연구를 위한 과학적 관리 아래 살아있는 식물 컬렉션을 유지하는 기관으로 정의된다. 식물원보전국제(BGCI)는 "과학적 연구, 보존, 전시 및 교육을 목적으로 살아있는 식물들의 문서화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으로 정의한다. 식물원은 독립된 기관, 정부 운영 기관, 또는 대학 부속 기관의 형태로 운영될 수 있으며, 도서관, 표본관(허바륨), 실험실, 박물관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는 경우가 많다. 선인장원, 허브정원, 열대식물 온실, 고산식물원 등 전문적인 주제별 수집품을 포함하기도 한다.
역사
현대적 의미의 식물원은 16세기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 대학의 의학부에 식물학 교수들이 임명되고 약용 정원(약초재배원)이 운영된 데서 기원한다. 1544년 설립된 피사 식물원(Orto botanico di Pisa)과 1545년 설립된 파도바 식물원(Orto botanico di Padova)이 초기의 대표적인 식물원으로 꼽힌다. 이후 17~18세기를 거치며 유럽 각국으로 확산되었고, 식민지 확장과 함께 열대 지역에도 식물원이 설립되었다. 1759년 설립된 영국 큐 왕립식물원(Royal Botanic Gardens, Kew)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식물원 중 하나이다. 18세기 칼 린네우스의 이항 명명법 체계 확립은 식물 분류와 식물원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19세기에는 열대 식물원들이 경제 작물(차, 커피, 고무, 향료 등)의 도입과 보급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20세기 후반부터는 식물 보전과 생물다양성 보존에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기능 및 역할
식물원의 주요 기능은 크게 연구, 보전, 교육, 전시로 구분된다. 연구 기능으로는 식물 분류학, 식물화학, 생태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술 연구가 수행된다. 보전 기능으로는 멸종위기 식물의 생체보존(ex situ conservation), 종자은행 운영, 원서식지 복원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교육 기능으로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식물 교육 프로그램, 전시 해설, 학교 연계 교육 등이 이루어진다. 전시 기능으로는 다양한 식물을 주제별·분류학적으로 배열하여 관람객에게 제공한다.
유형
설치 목적에 따라 학술조사·연구 중심형, 교육 중심형, 유용자원 활용형, 관상 전시형, 특수식물 전문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실제로는 여러 목적을 겸하는 경우가 많다. 풀보다 나무를 주로 수집·관리하는 곳은 수목원(arboretum)이라고 하여 구별하기도 한다.
현황
전 세계적으로 약 150개국에 1,800여 개의 식물원과 수목원이 있으며, 연간 약 3억 명의 방문객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 약 550개, 북아메리카에 약 200개가 분포하며,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국제식물원협회(IABG)와 식물원보전국제(BGCI)가 전 세계 식물원 간의 협력과 정보 교류를 조정하고 있다.
한국의 식물원
한국에서는 1907년 수원(현재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구내)에 교재용 나무를 수집하여 식재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1967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부설수목원이 정식 수목원으로 설치되었다. 식물원이라는 명칭이 붙은 곳으로는 부산 금강식물원, 가평 고산식물원, 서울대공원 식물원, 통영 국제식물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