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식곤증(食困症)은 음식을 섭취한 후에 졸음이 몰려오고 몸이 나른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영어로는 postprandial somnolence, food coma, 또는 itis라고도 불린다. 한자어 '食困症'에서 유래하였으며, '먹을 식(食)', '곤할 곤(困)', '증세 증(症)'의 결합으로 '식사 후 곤한 증세'라는 의미를 지닌다.
원인
식곤증의 정확한 발병 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여러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 부교감신경계 활성화 가설이다. 위장과 소장에 음식물이 들어오면 부교감신경계의 활성이 증가하고 교감신경계의 활성은 감소한다. 이러한 자율신경계 균형의 변화로 인체가 저에너지 상태로 전환되면서 휴식을 취하려는 경향이 생기고, 이에 따라 졸음이 유발된다는 설명이다.
둘째, 트립토판(tryptophan) 관련 가설이다. 식사 후 탄수화물 소화로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면, 혈중에서 발린, 류신, 이소류신 등의 아미노산이 골격근으로 흡수되면서 상대적으로 트립토판의 비율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혈액뇌장벽을 통과하는 트립토판이 증가하고, 뇌 내에서 트립토판이 세로토닌(serotonin)과 멜라토닌(melatonin)으로 전환되어 졸음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셋째, 오렉신(orexin) 가설이다. 식후 혈당 상승이 외측시상하부의 포도당-저해 뉴런에 감지되어 오렉신 발현 뉴런의 활동이 억제되고, 이로 인해 뇌의 각성 경로에 대한 출력이 감소하여 졸음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넷째, 저칼륨혈증 가설이다. 인슐린이 Na/K ATPase의 활성을 증가시켜 세포 내로 칼륨 이동을 촉진함으로써 일시적인 저칼륨혈증 상태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피로감과 근력 저하, 졸음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반적으로 알려진 '소화를 위해 위장으로 혈류가 몰리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기 때문에 식곤증이 발생한다'는 설명은 생리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는 혈류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자가조절(brain autoregulation) 기전을 가지고 있어 식사 후에도 뇌 혈류량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관련 질환
식곤증이 일상적인 생리 현상의 범위를 넘어 지나치게 심하거나 빈번하게 나타날 경우, 당뇨병, 당뇨 전단계, 갑상선 기능 저하증, 수면장애(기면증 등), 만성피로증후군 등 기저 질환과의 연관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우 의학적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예방 및 완화 방법
식곤증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균형 잡힌 식사(특히 정제 탄수화물과 단순당 섭취 조절), 식사 후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10~15분 정도의 짧은 낮잠, 햇볕 쬐기, 카페인 음료 섭취 등이 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