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툴라(Situla, 복수형: situlae)는 '양동이' 또는 '들통'을 뜻하는 라틴어 단어에서 유래한 용어로, 고고학 및 미술사 분야에서 철기 시대부터 중세 시대까지 제작된 정교한 양동이 모양의 그릇을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상단에 손잡이가 있으며, 용기의 몸통을 둘러싼 띠 또는 프리즈 형태의 부조 장식이 특징적이다.
시툴라는 크게 세 가지 맥락에서 연구되고 있다.
첫째, 철기 시대 유럽의 청동 시툴라는 에트루리아 북부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에트루리아의 시툴라는 기원전 7세기에 가장 특징적으로 제작되었으며, 이후 이탈리아 북부, 슬로베니아 등 인접 지역의 문화로 확산되었다. 특히 슬로베니아에서는 기원전 5세기에 제작 품질이 절정에 달했으며, 이 지역의 양식은 '시툴라 문화' 또는 '시툴라 예술'이라는 용어로 별도로 연구된다. 이 시툴라 예술은 에트루리아를 거쳐 그리스에서 유래한 모티프가 유럽 중부 및 서부 지역으로 확산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둘째, 시툴라는 고대 이집트와 근동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이집트의 시툴라는 바닥이 뾰족한 형태가 특징이며, 이시스 여신의 제례 의식에 사용된 성수 용기로 알려져 있다. 일부 시툴라는 여성의 유방을 상징하는 둥근 바닥 형태를 띠기도 했으며, 신자들이 사원에 봉헌하는 예물로도 사용되었다.
셋째, 기독교 전통에서 중세 초기의 시툴라는 성수를 담는 예식용 그릇으로 사용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10세기경 제작된 상아 재질의 시툴라들이 알려져 있으며,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에 소장된 바실레프스키 시툴라(920년경), 밀라노 대성당의 고트프레도 시툴라(980년경), 아헨 대성당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품 등이 있다.
이 용어는 또한 다른 문화권, 예를 들어 중국과 베트남의 유사한 양동이형 용기, 이슬람 미술에서의 청동 양동이 등에도 널리 적용된다. 재질은 청동이 가장 흔하지만 도자기, 은, 상아 등 다양한 재료로 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