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모어 갭 트리(Sycamore Gap Tree)는 영국 노섬벌랜드(Northumberland)의 크래그 호수(Crag Lough) 인근, 하드리아누스 성벽(Hadrian's Wall) 옆에 서 있었던 개버즘 단풍나무(Acer pseudoplatanus)이다. 로빈 후드 나무(Robin Hood Tree)라는 별칭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나무는 빙하가 녹은 물에 의해 형성된 침하 지형의 움푹 들어간 곳에 위치했으며, 하드리아누스 성벽이 절벽 가장자리를 따라 솟아오르는 지형적 특징과 어우러져 영국에서 가장 많이 사진이 촬영된 나무 중 하나로 꼽혔다.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에 따르면 19세기 말 이전, 뉴캐슬 출신 변호사이자 하드리아누스 성벽의 열성적인 발굴자였던 존 클레이턴(John Clayton, 1792~1890)이 조경 목적으로 심은 것으로 추정되며, 수령은 약 150년으로 알려져 있었다.
1991년 개봉한 영화 《로빈 후드: 도둑들의 왕자》(Robin Hood: Prince of Thieves)의 주요 장면에 등장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동일 영화의 사운드트랙인 브라이언 아담스(Bryan Adams)의 '(Everything I Do) I Do It for You'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하였다. 2016년에는 영국 우드랜드 트러스트(Woodland Trust)가 주최한 '올해의 나무'(Tree of the Year)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2017년 유럽 올해의 나무 콘테스트에서는 16개국 후보 중 5위를 기록했다.
이 나무는 2023년 9월 28일 이른 아침, 전기톱을 사용한 고의적인 불법 벌목으로 쓰러졌다. 범행 당시 폭풍으로 인한 강풍이 전기톱 소리를 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영국 내외에서 큰 분노와 슬픔을 불러일으켰으며, 해당 지역의 하드리아누스 성벽 구간도 일부 손상을 입었다.
벌목 후 그루터기에서는 새로운 싹이 돋아나 생존이 확인되었다. 또한 현장에서 수집된 씨앗과 가지로부터 묘목이 발아되었으며, 첫 번째 묘목은 찰스 3세 국왕에게 전달되어 윈저 그레이트 파크(Windsor Great Park)에 식재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벌목된 원래 줄기의 가장 큰 부분은 영국 노섬벌랜드 국립공원의 '더 실(The Sill)' 방문자 센터에 영구 전시되어 있다.
범행과 관련하여 다니엘 그레이엄(Daniel Graham)과 아담 캐러더스(Adam Carruthers)가 체포되었으며, 2025년 7월 재판에서 형사 손괴 혐의로 각각 징역 4년 3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산정한 피해액은 나무에 대해 622,191파운드, 하드리아누스 성벽에 대해 1,144파운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