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알산(Sialic acid)은 9개의 탄소 원자로 이루어진 주쇄를 가진 케토산(keto acid) 계열의 당류이다. '시알산'이라는 용어는 그리스어 'σίαλον'(síalon, 타액)에서 유래하였으며, 스웨덴의 생화학자 구나르 블릭스(Gunnar Blix)가 1952년에 처음 도입하였다.
이 그룹의 가장 흔한 구성원은 N-아세틸뉴라민산(N-acetylneuraminic acid, Neu5Ac 또는 NANA)으로, 동물 및 일부 원핵생물에서 발견된다. 현재까지 50종 이상의 시알산 유도체가 알려져 있다.
구조
시알산은 9탄당인 뉴라민산(neuraminic acid)의 유도체로 구성되며, 자연에서는 자유로운 형태로 거의 존재하지 않고 뮤신(mucin), 당단백질(glycoprotein), 당지질(glycolipid) 등의 올리고당 사슬 구성 요소로 발견된다. 세포 표면의 복합 탄수화물 말단에 위치하여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용액 중에서는 주로(90% 이상) 베타-아노머(β-anomer) 형태로 존재하지만, 당에 결합될 때는 알파-아노머(α-anomer) 형태로 발견된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시알산 변이체인 N-글리코일뉴라민산(Neu5Gc)을 유전적으로 생산할 수 없으나, 외부(영양) 공급원으로부터 소량을 흡수·통합할 수 있다.
분포
시알산은 동물 조직 전반에 널리 분포하며, 일부 미세 조류, 박테리아, 고세균에서도 발견된다. 인간의 뇌는 체내에서 시알산 함량이 가장 높은 기관이며, 시냅스 형성, 신경 전달, 강글리오사이드(ganglioside) 구조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식물에서는 시알산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합성
시알산은 글루코사민-6-인산과 아세틸-CoA로부터 일련의 효소 반응을 통해 합성된다. 이후 세포의 올리고당 생합성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사이티딘 모노포스페이트-시알산(CMP-시알산) 형태로 활성화되며, 이 과정은 동물 세포의 핵에서 일어난다.
박테리아에서는 알돌레이스(aldolase) 효소를 통한 생합성 경로도 존재한다.
기능
시알산을 포함하는 당단백질(시알로당단백질)은 셀렉틴(selectin)과 결합하며, 세포 표면에 음전하를 생성하여 세포 간 상호작용을 조절한다. 특히 전이성 암세포는 시알산을 고밀도로 발현하여 세포막 음전하를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혈류 진입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시알산은 점액의 뮤신 당단백질에 존재하며, 보체계 활성화를 방지하는 면역 조절 기능을 수행한다. 폴리시알산(polysialic acid) 형태로는 신경세포 부착 분자(NCAM)의 번역 후 변형에 관여하여 시냅스 가소성에 영향을 미친다.
면역 및 감염
시알산은 척추동물과 상호작용하는 많은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의 표적이 된다.
-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표면의 헤마글루티닌(HA) 단백질을 통해 숙주 세포의 시알산과 결합하여 감염을 개시한다. 항인플루엔자 약물인 오셀타미비르와 자나미비르는 뉴라미니다아제 효소를 억제하여 바이러스 방출을 차단하는 시알산 유사체이다.
- 아데노바이러스 및 로타바이러스 등도 시알화된 구조를 이용해 숙주 세포에 결합한다.
- 일부 병원성 박테리아는 시알산을 세포 표면의 캡슐 다당류나 지질다당류에 통합하여 숙주의 선천 면역을 회피한다.
질병 연관성
- NANS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시알산 결핍증: 시알산 합성 효소 유전자(NANS)의 돌연변이는 지적 장애와 저신장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 살라병(Salla disease): 자유 시알산 축적 장애의 일종으로, 리소좀막 시알산 운반체 결핍으로 인한 상염색체 열성 질환이다. 주로 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
- 죽상경화증: 작고 고밀도인 LDL 입자의 시알산 수치 감소는 동맥벽 단백질에 대한 친화도를 증가시켜 죽상경화증 유발과 관련된다.
뇌 발달
동물 실험에서 시알산 보충이 학습 및 기억 능력 향상과 관련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는 뇌 발달 과정에서 시알산이 필수 영양소로서 기능할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