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게임(Simulation game)은 실제 세계의 활동, 시스템, 또는 현상을 게임 형태로 모의적으로 재현(시뮬레이션)하도록 설계된 비디오 게임의 상위 장르이다. 훈련, 분석, 예측,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현실의 다양한 활동을 게임으로 복사하려 시도한다. 일반적으로 엄격하게 정의된 목표가 없으며, 플레이어는 캐릭터나 환경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약칭으로 SIM 또는 SLG라고 부르기도 하며, '시뮬레이터(Simulator)'라고도 불린다.
정의와 범위
시뮬레이션 게임은 그 특성상 게임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파생 장르도 많다. 시뮬레이팅할 수 있는 상황이 사실상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직관적으로 알기 쉬운 예로는 자동차 운전을 모의 구현한 운전 시뮬레이션 게임 및 레이싱 게임, 도시의 시장이 되어 도시를 발전시키는 건설·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시티》 시리즈 등이 있다.
전략 게임과의 관계
시뮬레이션 게임은 전략 게임과 용어가 혼용되는 경우가 많다. 유닛을 배치·이동하여 전투를 수행하는 방식의 게임을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은 일본에서 유래한 관습으로, 대한민국에도 이 영향이 흘러들었다. 영미권에서는 이런 부류의 게임을 주로 전략 게임(Strategy game)으로 부르는데, 체스와 같은 보드게임이나 워 게임의 연장선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위 장르
건설·경영 시뮬레이션 (Construction and Management Simulation, CMS)
플레이어가 제한된 자원으로 가상의 커뮤니티나 프로젝트를 건설, 확장 또는 관리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일종이다. 순수 CMS 게임은 "플레이어의 목표는 적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진행 중인 프로세스 내에서 무언가를 건설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전략 게임과 구별된다. '경영 게임'이라고도 불린다. 대표작으로 《심시티》 시리즈, 《롤러코스터 타이쿤》, 《팩토리오》, 《산소미포함》 등이 있다.
생활 시뮬레이션 (Life Simulation)
플레이어가 하나 이상의 인공 생명체를 조작하거나 제어하는 하위 장르이다. '개인과 관계'를 중심으로 하거나 '생태계의 시뮬레이션'일 수 있다. 대표작으로 《심즈》 시리즈, 《스타듀 밸리》, 《동물의 숲》 시리즈 등이 있다.
소셜 시뮬레이션
생활 시뮬레이션의 하위 장르로, 여러 인공 생명체 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심즈》와 《동물의 숲》이 대표적이다.
연애 시뮬레이션
플레이어 캐릭터가 하나 이상의 컴퓨터 제어 캐릭터와 로맨틱한 관계를 추구하는 게임이다. 1985년 일본에서 출시된 《천사들의 오후》가 초기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육성 시뮬레이션
플레이어가 특정 캐릭터나 생명체를 키우고 성장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장르이다.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 《다마고치》, 《아이돌마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스포츠 시뮬레이션
실제 스포츠 경기를 시뮬레이션한다. 축구, 농구, 야구 등 대부분의 스포츠가 비디오 게임으로 재현되었다. 경기 자체를 강조하는 게임(예: 《매든 NFL》 시리즈)과 전략과 조직을 강조하는 게임(예: 《풋볼 매니저》)으로 나뉜다.
차량 시뮬레이션
- 비행 시뮬레이션: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에이스 컴뱃》 시리즈 등
- 레이싱 시뮬레이션: 《그란 투리스모》, 《포르자》 시리즈 등
- 열차 시뮬레이션: 《트레인 시뮬레이터》
- 트럭 시뮬레이션: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 잠수함 시뮬레이션
군사 시뮬레이션
판타지나 공상과학 환경보다 높은 현실감을 가진 워게임으로, 전술적 또는 전략적 수준에서 실제 전쟁을 시뮬레이션하려 시도한다. 《아르마》 시리즈, 《컴뱃 미션》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미군 등 실제 군대에서 훈련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역사 시뮬레이션
실제 역사적 배경과 상황을 재현하는 게임이다. 《삼국지》 시리즈, 《노부나가의 야망》 시리즈, 《크루세이더 킹즈》, 《문명》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신 시뮬레이션 (God Game)
플레이어가 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 세계나 생명체의 진화와 발전을 관장하는 장르이다. 《스포어》, 《블랙 앤 화이트》, 《심어스》 등이 있다.
역사
초기 (1960~1970년대)
최초의 경제 시뮬레이션 게임 중 하나는 1964년 메이블 에디스(Mabel Addis)가 고대 수메르 도시국가 라가시를 바탕으로 설계한 텍스트 기반 메인프레임 게임 《더 수메리안 게임》(The Sumerian Game)이다. 1968년 코넬 대학교는 로버트 체이스 교수와 학생들이 개발한 여러 시뮬레이션 게임(코넬 호텔 관리 시뮬레이션, 코넬 레스토랑 관리 시뮬레이션)에 자금을 지원했다.
1980년대
1983년 다니엘 번튼 베리(Daniel Bunten Berry)의 《M.U.L.E.》는 초기 경제 시뮬레이션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1980년대에는 아케이드 비디오 게임에 유압식 모션 시뮬레이터 캐비닛을 사용하는 것이 유행했다. 세가의 '타이칸'(일본어로 '신체 감각') 게임들이 이러한 흐름을 주도했으며, 《행온》(1985), 《아웃런》(1986), 《애프터 버너》(1987) 등이 대표적이다.
1985년에는 데이비드 크레인이 만든 《리틀 컴퓨터 피플》이 출시되어 생활 시뮬레이션 장르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1989년 윌 라이트(Will Wright)의 《심시티》는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 장르를 대중화했으며, 이후 맥시스(Maxis) 사는 《심라이프》, 《심어스》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 게임을 출시했다.
1990년대~2000년대
1990년대 중반에는 《다마고치》와 같은 가상 펫이 등장했고, 《크리쳐스》 시리즈는 인공 생명 및 유전 알고리즘을 상업적 엔터테인먼트에 본격적으로 적용했다. 2000년 출시된 《심즈》는 생활 시뮬레이션 장르의 가장 성공적인 게임이 되었다. 2008년 《스포어》는 진화 시뮬레이션에 여러 장르를 결합한 혁신적인 시도로 주목받았다.
2010년대 이후
인디 게임의 부상과 함께 《림월드》, 《스타듀 밸리》, 《팩토리오》, 《산소미포함》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 게임이 등장했다. 또한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파밍 시뮬레이터》 등 특정 직업이나 일상을 시뮬레이션하는 게임도 큰 인기를 얻었다.
교육에서의 시뮬레이션 게임
시뮬레이션 게임은 학습을 직접적인 경험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단순히 읽거나 토론하는 것보다 더 높은 참여를 유도한다. 의사결정, 문제 해결,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개발하는 데 활용되며, 의학, 군사, 항공,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훈련용 시뮬레이션이 사용된다.
시뮬레이션 게임의 정치성과 비평
시뮬레이션 게임은 현실의 특정 요소를 선택적으로 재현하고 추상화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정치적 성격을 띤다. 무엇을 포함하고 무엇을 생략할 것인지의 선택은 게임 디자이너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심시티》는 도시의 성장과 번영을 탁월하게 그려내지만, 젠트리피케이션이나 사회적 불평등 같은 현실의 복잡한 요소는 과감히 추상한다. 《문명》 시리즈는 제국주의적 서사와 서구 중심의 테크트리 등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으며, 이후 시리즈에서 비서구 문명과 다양한 승리 조건을 추가하는 등 변화를 시도해 왔다.
같이 보기
- 비디오 게임 장르
- 전략 게임
- 롤플레잉 게임
- 진지한 게임
- 가상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