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부에(일본어: 篠笛, しのぶえ, Shinobue)는 일본의 전통 목관악기로, 가로로 부는 횡적(橫笛)의 일종이다. 주로 가는 대나무인 시노다케(篠竹)를 재료로 하여 제작되며, 구조가 단순하고 소박한 외형이 특징이다.
개요
시노부에는 대나무 관에 취구(唄口, 부는 구멍)와 지공(指孔, 손가락으로 막는 구멍)을 뚫은 단순한 구조의 악기이다. 대나무의 갈라짐을 방지하기 위해 관의 양끝에 등나무(藤)를 감고 옻칠을 하는 정도의 장식만 더해진다. 이러한 소박함 때문에 일본의 귀족이나 무사 계급이 사용한 류테키(龍笛)나 노칸(能管)과 달리, 시노부에는 서민 계급 사이에서 널리 애호되었다.
역사
시노부에의 기원은 중국 대륙에서 전래된 류테키(龍笛)가 일본 민중 사이에서 간소화된 형태로 발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류테키와 시노부에는 기본 음계와 내부 구조에서 차이가 있어, 단순히 류테키가 간략화된 악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라현 쇼소인(正倉院)에 보관된 횡적,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의 유적에서 출토된 횡적(9세기경) 등이 역사적 유물로 연구되었으나, 음계와 구조에 차이가 있어 일본 횡적의 역사에 대한 견해는 아직 통일되지 않았다.
현대적인 '노래용(唄用) 시노부에'는 5대 및 6대 후쿠하라 햐쿠노스케(福原百之助)가 다이쇼 시대부터 쇼와 초기에 걸쳐 개발하였으며, '시노부에'라는 명칭도 이 무렵 5대 후쿠하라가 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조와 종류
시노부에는 지공의 수에 따라 6공(六孔)과 7공(七孔)으로 나뉘며, 현재는 7공이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된다. 용도와 조율 방식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 하야시용(囃子用) / 고전조(古典調): 축제 음악(마쓰리바야시), 가구라(神樂), 사자춤(獅子舞) 등에 사용된다. 지공의 크기와 간격이 거의 균일하여 제작과 연주가 용이하지만, 특정 음계에 맞춰 조율되지 않아 독특한 음정(미분음 포함)을 낸다.
- 노래용(唄用) / 방악조(邦楽調): 쇼와 초기에 민요나 나가우타(長唄) 등에 맞추기 위해 개발되었다. 지공의 위치와 크기를 조절하여 일본 12율에 가깝게 조율되었다.
- 도레미조(ドレミ調): 서양 음계(12평균율)에 맞춰 조율된 현대형 악기로, 서양 악기와의 합주에 적합하다.
음계와 음역
시노부에는 '혼초시(本調子)'라는 단위로 음의 높낮이를 구분한다. 1본초시(一本調子, 낮은 음)부터 13본초시(十三本調子, 높은 음)까지 있으며, 숫자가 클수록 관이 짧아지고 높은 음을 낸다. 일반적으로 3본초시(G)부터 10본초시(D)까지가 널리 사용된다.
음역은 약 2옥타브 반이며, 모든 지공을 막은 최저음을 '쓰쓰네(筒音)'라 부른다. 저음역을 '료온(呂音)', 중음역을 '칸온(甲音)', 고음역을 '다이칸온(大甲音)'이라 하여 각각 음색이 다르다.
용도
시노부에는 일본 각지의 축제(마쓰리), 가구라(신악), 사자춤 등 민속 예능에서 널리 사용된다. 또한 가부키(歌舞伎)나 분라쿠(人形浄瑠璃) 등 전통 연극의 반주 악기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민요(民謠)나 나가우타(長唄)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연주된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서양 악기와의 합주나 독주 악기로서도 새롭게 활용되고 있다.
재료와 제작
주재료는 시노다케(篠竹, Pleioblastus simonii)라는 가는 대나무이다. 관 내부에는 옻칠이나 합성수지를 칠하여 보호하고 음색을 보강한다. 제작자에 따라 지공의 크기와 배치, 칠과 장식의 방식이 다양하다. 최근에는 초보자용으로 플라스틱이나 합성수지로 만든 제품도 보급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