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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페르

시그니페르(Signifer)는 고대 로마 군단의 군기수(軍旗手)를 가리키는 라틴어 명칭이다. 시그니페르는 코호트(cohort) 또는 백인대(centuria) 단위의 군기인 시그눔(signum)을 들고 다니는 임무를 수행했다.

조직과 계급

각 백인대마다 한 명의 시그니페르가 배치되었으며, 한 군단(legion)당 총 59명의 시그니페르가 존재했다. 코호트 내에서는 첫 번째 백인대의 시그니페르가 다른 시그니페르들보다 선임(先任) 지위를 가졌다. 시그니페르는 기본 봉급의 두 배를 받았으며, 부대의 재정 관리 책임도 함께 맡아 물주(物主) 역할을 수행했다.

시그눔(Signum)

시그니페르가 휴대한 시그눔은 부대의 군사적 상징이었다. 깃대 위에는 여러 개의 팔라라이(phalarae, 원반 또는 메달 형태의 장식)가 새겨져 있었고, 깃대 최상단에는 잎 모양의 창대 또는 병사들의 충성 맹세를 나타내는 마누스(manus, 펼친 손바닥 형상)가 장식되었다. 때로는 명예나 보상을 상징하는 화환이 묘사되기도 했다.

전투에서의 역할

전투 중 시그눔을 소지하는 일은 첫 전열에 서야 하고 작은 방패(bucula)만 지닐 수 있었기에 매우 위험한 임무였다. 시그니페르는 병력들을 집결시키는 역할도 수행했다. 사병이라도 훈련을 통해 군기수 지위를 획득할 수 있었다. 전투 중 시그니페르가 전사하면 해당 부대 전체가 망신을 당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복장

현대의 재현에서는 시그니페르가 늑대 가죽으로 투구를 덮은 모습으로 자주 묘사되나, 고고학적·문헌적 자료에 따르면 군기수들은 주로 곰 가죽, 때로는 사자 가죽을 걸쳤으며 늑대 가죽에 대한 언급은 확인되지 않는다.

공화정과 제정 시기

로마 공화정 시기에는 모든 군기수에게 적용되는 포괄적 용어였으나, 제정 시기에는 아퀼리페르(aquilifer, 독수리 군기수), 이마기니페르(imaginifer, 황제 초상 군기수), 벡실라리이(vexillarii, 기병 기수), 드라코나리이(draconarii, 용기수) 등 다양한 군기수 직책을 포함하는 시그니페리(signiferi)의 한 종류로 분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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