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 압축(時空間 壓縮, time–space compression)은 자본의 확장에 따라 공간과 시간의 성질 및 양자 간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학술 개념이다. 이 용어는 카를 마르크스가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에서 제시한 "시간에 의한 공간의 소멸"(annihilation of space by time)이라는 사상에 그 이론적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후 마르크스주의 지리학자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가 1990년 저서 《포스트모더니티의 조건》(The Condition of Postmodernity)에서 본격적으로 체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공간 압축은 시공간적 장벽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생산 주기를 가속화하고 자본의 회전 시간을 단축하려는 자본의 필요에 의해 발생한다. 이는 전신, 전화, 팩스, 인터넷 등의 통신 기술과 철도, 자동차, 제트기 등의 이동 기술을 포함한 기술 혁신의 결과로서, 교통·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달에 따라 인간 활동의 공간적 범위가 확장되고 시간적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개념에 따르면, 공간은 '지구촌'으로 축소되고 시간 지평은 단축되어, 데이비드 하비의 표현에 따르면 "바로 지금 모든 것이 존재한다"고 할 정도로 세계가 시·공간적으로 수렴하게 된다. 하비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이러한 시공간 압축의 조건에 대한 미학적 반응의 관점에서 이해하기도 하였다.
역사적으로 평론가들은 시공간 압축이 두드러지게 발생한 시기로 두 시기를 지목한다. 하나는 19세기 중반부터 제1차 세계 대전 직전까지의 시기이며, 다른 하나는 20세기 후반이다. 두 시기 모두 전통적인 공간 좌표의 해체와 함께 삶의 속도가 크게 가속화된 것으로 기술된다.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도린 매시(Doreen Massey)는 시공간 압축이 사회적으로 차별화되어야 하며, 사람들이 시공간 압축 속에 배치되는 방식은 복잡하고 매우 다양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모이셰 포스톤(Moishe Postone)은 하비의 분석이 자본, 가치, 상품 등의 심층 구조에 대한 논의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프랑스 철학자 폴 비릴리오(Paul Virilio)는 시공간 압축을 자본주의 삶의 필수 요소로 보았으며, 속도와 공간에 대한 연구를 설명하기 위해 '드로몰로지'(dromology)라는 용어를 창안하였다. 앤서니 기든스(Anthony Giddens)의 '시공간 이격'(time-space distanciation) 개념 역시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논의된다.
시공간 압축은 지리학, 사회학, 문화연구, 세계화 이론 등 여러 학문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공신력 있는 학술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