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카(Spica)는 처녀자리(Virgo)에서 가장 밝은 별이자 밤하늘에서 15번째로 밝은 항성이다. 바이어 명명법으로는 처녀자리 알파(α Virginis)로 표기되며, 지구로부터 약 250광년 떨어져 있다.
어원
명칭은 라틴어 spīca virginis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처녀의 곡식 이삭'이라는 뜻이다. 고대에서 처녀자리의 형상을 처녀가 곡식 이삭을 쥐고 있는 모습으로 보았던 데서 비롯되었다. 중국 천문학에서는 각수일(角宿一)로 부르며, 인도 천문학에서는 나크샤트라 치트라(Nakshatra Chitrā)로 불렀다.
물리적 특성
스피카는 두 개의 항성으로 이루어진 근접쌍성계이다. 주인별(스피카 A)은 분광형 B1III-IV의 청색 거성 또는 준거성으로, 태양질량의 약 10배, 태양광도의 약 12,100배에 달한다. 항성진화가 진행되어 주계열을 이탈한 상태이며, 최종적으로 II형 초신성 폭발로 생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짝별(스피카 B)은 분광형 B2V의 주계열성으로, 태양질량의 약 7배이다. 두 별은 0.12AU 거리에서 약 4.0145일 주기로 서로를 공전하며, 망원경으로도 분리하여 볼 수 없을 정도로 가까이 붙어 있다.
스피카 A는 세페우스자리 베타형 변광성으로, 0.1738일 주기로 밝기가 미세하게 변한다. 또한 두 별의 상호 중력으로 인해 찌그러진 타원체 형태를 띠는 회전타원체 변광성이기도 하다.
관측 역사
고대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3200년경 테베에 세워진 메나트(하토르) 신전이 스피카를 기준으로 방위를 맞추어 설계되었다. 히파르코스는 스피카 관측을 통해 지구의 세차운동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얻었다. 코페르니쿠스 또한 세차운동 연구를 위해 스피카를 직접 관측하였다.
가시성
스피카는 목동자리의 아크투루스(Arcturus)와 함께 봄철 삼각형(Spring Triangle)을 이루는 별 중 하나이다. 북두칠성의 손잡이 곡선을 따라 아크투루스까지 호를 그리고, 같은 거리만큼 더 연장하면 스피카를 찾을 수 있다. 황도에서 약 2도 거리에 있어 달이나 행성에 의해 가려지는 엄폐 현상이 드물게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