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존슨 증후군(Stevens-Johnson syndrome, SJS)은 피부와 점막에 심각한 염증과 표피 박리를 유발하는 급성 전신 질환이다. 이 질환은 독성 표피 괴사 용해(toxic epidermal necrolysis, TEN)와 동일한 질환 스펙트럼 상에 있으며, 체표면적에서 표피 박리가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구분된다. 표피 박리가 체표면적의 10% 미만이면 SJS, 10~30%이면 SJS/TEN 중첩형(overlap), 30% 초과이면 TEN으로 분류된다.
역사
1922년, 미국의 소아과 의사 앨버트 메이슨 스티븐스(Albert Mason Stevens)와 프랭크 챔플리스 존슨(Frank Chambliss Johnson)이 발열, 결막염, 피부 및 구강 점막 미란을 동반한 2명의 소아 환자를 보고하면서 처음 명명되었다. 이후 1956년 앨런 라일(Alan Lyell)이 독성 표피 괴사 용해(TEN)를 보고하면서 두 질환은 동일한 스펙트럼의 중증 약물 반응으로 정리되었다.
역학
매년 인구 100만 명당 약 1~2명이 발병하는 희귀 질환이다. 한국에서의 발생률은 SJS의 경우 백만 명당 약 3.96~5.03명, TEN의 경우 백만 명당 약 0.94~1.45명으로 보고되었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여성에서 다소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사망률은 SJS의 경우 약 1~5%, TEN의 경우 25~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
대부분의 경우(약 80~95%) 약물에 의해 발생한다. 주요 원인 약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항경련제(항전간제): 카바마제핀(carbamazepine), 페니토인(phenytoin), 라모트리진(lamotrigine), 옥스카르바제핀(oxcarbazepine) 등
- 항생제: 설파제(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 반코마이신(vancomycin), 아목시실린(amoxicillin) 등
- 알로푸리놀(allopurinol): 고요산혈증 치료제
-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특히 옥시캄(oxicam) 계열
- 탄산탈수효소억제제: 아세타졸아미드(acetazolamide), 메타졸아미드(methazolamide) 등
약물 외에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감염, 바이러스 감염, 예방접종, 결합 조직 질환, 악성 종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약 5% 정도는 원인이不明(특발성)인 경우도 있다.
유전적 소인
특정 인간 백혈구 항원(HLA) 유전자형이 SJS/TEN 발생 위험과 강한 연관성을 보인다. 알로푸리놀에 의한 SJS/TEN은 HLA-B58:01, 카바마제핀에 의한 SJS/TEN은 HLA-B15:02와 연관되어 있다. 한국인에서 HLA-B*15:02의 빈도는 0.21~0.32%로 매우 낮아 위험 예측 지표로서의 효용성은 제한적이다.
증상
약물 투여 후 보통 1~3주(잠복기)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발열, 두통, 기침, 인후통, 근육통, 결막 충혈 등 감기와 유사한 전구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얼굴, 목, 흉부에서 시작된 편평한 홍반성 반점이 신체 전반으로 급속히 퍼져 나간다. 병변은 비정형 과녁형(atypical target) 병변의 형태를 보이며, 중심부에 수포가 형성되고 표피가 박리된다. 니콜스키 징후(Nikolsky sign, 피부를 문지르면 표피가 벗겨지는 현상)가 양성으로 나타난다.
점막 침범이 거의 모든 환자에서 동반된다. 구강과 입술에 출혈성 딱지와 궤양이 발생하고, 결막염, 각막 궤양, 눈꺼풀 염증 등 안구 증상이 나타난다. 비뇨생식기 점막과 호흡기 점막도 침범될 수 있다.
진단
임상 증상과 약물 복용력을 토대로 진단한다. 피부 조직 검사를 통해 표피 전층의 괴사 소견을 확인하면 확진에 도움이 된다. 중증도 평가를 위해 SCORTEN(SCORe of Toxic Epidermal Necrosis) 지표를 사용한다. SCORTEN은 연령(40세 이상), 악성 종양 동반, 심박수(120회/분 이상), 표피 박리 면적(10% 이상), 혈중 요소질소 상승, 혈당 상승, 혈중 중탄산염 저하 등 7개 항목을 평가하여 사망 위험도를 예측한다.
치료
가장 우선적인 조치는 원인 약물을 즉시 중단하는 것이다. 치료는 화상 환자에 준하여 중환자실이나 화상 치료실에서 이루어진다. 주요 치료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수분 및 전해질 균형 유지, 고칼로리 고단백 영양 공급
- 상처 드레싱 및 이차 감염 예방
- 전신 스테로이드(메틸프레드니솔론 펄스 요법) 투여
- 정맥 면역글로불린(IVIG) 투여
-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 등 면역억제제
- 종양 괴사 인자 알파(TNF-α) 억제제(에타너셉트 등)
- 혈장 교환술
- 안구 합병증 예방을 위한 안과적 치료(스테로이드 점안액, 양막 이식 등)
합병증 및 후유증
급성기 합병증으로 탈수, 패혈증, 폐렴, 다발성 장기 부전, 호흡 부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생존자의 약 65%는 장기적인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된다. 주요 후유증으로는 안구 건조증, 각막 혼탁, 시력 저하, 실명, 결막 유착, 속눈썹 난생, 식도 협착, 회음부 협착, 기관지 확장증, 탈모, 피부 색소 침착 이상 등이 있다. 정신적으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