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렌(styrene)은 벤젠 고리에 비닐기(-CH=CH₂)가 결합된 방향족 유기 화합물이다. 화학식은 C₆H₅CH=CH₂이며, IUPAC 명명법에 따른 우선명(Preferred IUPAC Name)은 에테닐벤젠(ethenylbenzene)이다. 다른 명칭으로 비닐벤젠(vinylbenzene), 페닐에텐(phenylethene), 페닐에틸렌(phenylethylene), 스티롤(styrol) 등이 있다.
물리적 특성
스티렌은 무색의 기름상 액체로, 오래된 시료는 노란색을 띠기도 한다. 증발이 쉬우며 독특한 달콤한 냄새가 나지만 고농도에서는 쾌적하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밀도는 물보다 낮으며, 물에는 거의 녹지 않고 유기용매에는 잘 녹는다. 끓는점은 약 145°C, 인화점은 약 32°C로 알려져 있다.
발견 및 명명
스티렌이라는 이름은 액체암버스속(Liquidambar) 나무의 수지인 스토락스 발삼(storax balsam)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 수지는 라틴어로 스티락스(styrax)라 불렸다. 1839년 독일의 약제사 에두아르트 지몬(Eduard Simon)이 미국산 액체암버스 나무의 수지에서 휘발성이 있는 향기로운 액체를 분리해 이를 "스티롤"이라고 명명했다. 이후 1845년 독일 화학자 아우구스트 빌헬름 폰 호프만(August Wilhelm von Hofmann)과 존 버들 블라이스(John Buddle Blyth)가 스티렌의 실험식을 C₈H₈로 결정했다. 1865년 에밀 에를렌마이어(Emil Erlenmeyer)가 스티렌이 이합체를 형성할 수 있음을 발견했고, 1866년 마르셀랭 베르트로(Marcelin Berthelot)가 지몬이 "스티롤 옥사이드"라고 부른 물질이 스티렌의 중합체(폴리스티렌)임을 밝혔다.
산업적 생산
스티렌은 산업적으로 대부분 에틸벤젠(ethylbenzene)으로부터 생산된다. 주요 생산 경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체 생산량의 약 80%가 에틸벤젠의 탈수소화 반응을 통해 생산된다. 이 과정은 과열 증기와 산화철(III) 촉매를 사용하며, 전형적인 수율은 88~94%로 알려져 있다. 둘째, POSM 공정(리온델케미컬) 또는 SM/PO 공정(셸)으로 불리는 공정에서는 에틸벤젠 하이드로퍼옥사이드를 경유하여 프로필렌 옥사이드와 함께 스티렌을 공동 생산한다. 이 밖에도 톨루엔과 메탄올을 원료로 하는 공정, 벤젠과 에탄을 원료로 하는 공정 등이 연구 또는 개발 단계에 있다.
에틸벤젠은 벤젠과 에틸렌의 프리델-크래프츠(Friedel-Crafts) 반응으로 생성되며, 현대 공업에서는 제올라이트 촉매가 사용된다.
용도
스티렌은 비닐기의 존재로 인해 중합이 가능하여 다양한 고분자 화합물의 단량체(모노머)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중합 제품으로는 폴리스티렌(PS),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공중합체(ABS), 스티렌-부타디엔 고무(SBR), 스티렌-부타디엔 라텍스, 스티렌-아크릴로니트릴 수지(SAN), 불포화 폴리에스터 수지 등이 있다. 이러한 재료는 플라스틱, 고무, 단열재, 유리섬유, 배관, 자동차 및 선박 부품, 식품 용기, 카펫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다.
2010년에는 전 세계에서 약 2,500만 톤, 2018년에는 약 3,500만 톤의 스티렌이 생산된 것으로 보고된다.
안전성 및 건강 영향
스티렌은 액체 또는 기체 상태에서 외부 개시제 없이도 자연적으로 중합(자동중합)되는 성질이 있다. 이 반응은 발열 반응이어서 열 폭주 가능성이 있으며, 2019년 스톨트 그뢴란드 탱커 폭발 사고, 2020년 인도 비샤카파트남 가스 누출 사고 등의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저장·운송 과정에서 중합 억제제를 지속적으로 첨가해야 한다.
건강 영향과 관련하여, 미국 국립독성프로그램(NTP)은 스티렌을 "인체 발암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물질"로 분류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스티렌을 "인체에 대해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간주한다. 스티렌은 체내에서 사이토크롬 P450에 의해 스티렌 옥사이드로 대사되며, 이 대사체는 독성, 돌연변이 유발성 및 발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스티렌의 신경독성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소음과의 상호작용으로 청력 손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역학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한국어에서 "스티렌"과 "스타이렌"은 같은 물질을 가리키는 표기의 차이로, 공식 명칭인 스타이렌(styrene)의 국립국어원 표기법 표준은 "스타이렌"이다. "스티렌"은 동일한 화합물을 지칭하는 외래어 표기의 변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