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드 보넷(Stede Bonnet, 약 1688년 ~ 1718년 12월 10일)은 18세기 초 영국 식민지 바베이도스 출신의 지주이자 해적으로, "신사 해적(Gentleman Pirate)"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해적 활동을 시작하기 전까지 항해 경험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재산으로 배를 구입하여 해적이 된 이례적인 인물이다.
생애 초기
보넷은 1688년경 바베이도스 브리지타운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인 에드워드와 사라 보넷은 브리지타운 남동쪽에 400에이커(약 160헥타르)가 넘는 농장을 소유한 부유한 가문이었다. 1694년 아버지가 사망한 후 보넷은 가문의 유산을 상속받았다. 그는 좋은 교육을 받았으며 브리지타운 사회의 최상위층에 속했다. 1709년 11월 21일 메리 앨럼비(Mary Allamby)와 결혼하여 세 아들과 한 딸을 두었다. 보넷은 바베이도스 민병대에서 소령(Major) 계급을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 전투에 참여했다는 기록은 없다.
해적 활동
1717년 봄, 보넷은 항해 경험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적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지역 조선소에 슬루프(sloop) 한 척을 주문 제작하여 10문의 대포를 장착하고 "리벤지(Revenge)"호라고 명명했다. 대부분의 해적이 선박을 탈취하거나 반란을 통해 배를 얻은 것과 달리, 보넷은 자신의 돈으로 배를 구입하고 선원들에게 임금을 지급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해적 관행과 크게 달랐다. 그는 70명 이상의 선원을 고용했으나, 항해 지식이 부족하여 선원들로부터 큰 존경을 받지 못했다.
보넷의 초기 항해는 버지니아 연안에서 시작되어 네 척의 선박을 나포하고 약탈했다. 이후 뉴욕으로 북상하여 두 척의 배를 더 나포했고, 8월에는 캐롤라이나 지역으로 돌아와 추가로 선박을 공격했다. 9월, 보넷은 바하마의 나소(Nassau)로 향하던 중 스페인 군함과 교전하여 큰 피해를 입었고, 보넷 자신도 중상을 입었다.
블랙비어드와의 협력
나소에 도착한 보넷은 악명 높은 해적 블랙비어드(Blackbeard, 본명 에드워드 티치)와 만나 협력 관계를 맺었다. 블랙비어드가 리벤지호의 지휘를 맡는 동안 보넷은 부상 회복에 전념했다. 두 사람은 델라웨어 만에서 11척의 선박을 약탈했다. 1717년 12월경 두 사람은 헤어졌으나, 이후 보넷의 선원들이 그를 버리고 블랙비어드에게 합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블랙비어드는 보넷을 자신의 배에 사실상 감금하다시피 하며 대우했다.
1718년 봄, 블랙비어드가 찰스타운(현재의 찰스턴)을 봉쇄한 후 노스캐롤라이나로 향하면서, 보넷은 다시 리벤지호의 지휘권을 되찾았다. 두 사람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찰스 이든으로부터 왕의 사면령(Act of Grace)에 따른 사면을 받았다. 그러나 블랙비어드가 보넷의 배에서 보급품을 약탈하고 떠나자, 보넷은 "토마스 선장(Captain Thomas)"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배의 이름을 "로열 제임스(Royal James)"로 바꾼 뒤 다시 해적 활동을 재개했다.
체포와 처형
1718년 8월, 보넷은 케이프 피어 강(Cape Fear River)에서 배를 수리하던 중,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로버트 존슨의 명령을 받은 윌리엄 레트 대령이 이끄는 군대의 공격을 받았다. 9월 27일 벌어진 케이프 피어 강 전투에서 보넷의 선원들은 오랜 시간 저항했으나 결국 항복했다. 보넷은 찰스타운으로 압송되었고, 10월 24일 탈옥에 성공했으나 설리반 섬에서 곧 다시 체포되었다.
1718년 11월 10일, 보넷은 해적 행위 두 건으로 재판에 회부되었다. 그는 무죄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니콜라스 트롯 판사는 그에게 교수형을 선고했다. 보넷은 존슨 주지사에게 사면을 간청하는 편지를 여러 차례 보냈으나 거절당했으며, 1718년 12월 10일 찰스타운의 화이트 포인트에서 교수형에 처해졌다. 그의 시신은 다른 선원들과 함께 조수 간만대 아래의 습지에 매장되었으며 별도의 묘비는 설치되지 않았다.
평가와 유산
보넷은 항해 능력이 부족하고 선원 통솔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평가되며, 그의 해적 경력은 약 1년 반에 불과했다. 그는 부유한 지주 출신으로서 해적이 된 특이한 이력 때문에 "신사 해적"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일부 기록에서는 그가 포로들을 플랭크(판자) 위를 걷게 했다는 주장이 있으나, 그의 재판 기록에는 이러한 내용이 언급되지 않아 현대 역사가들은 이를 후대의 창작으로 보고 있다.
보넷은 이후 대중문화에서도 여러 차례 다루어졌다. 비디오 게임 《시드 마이어의 해적!》과 《어쌔신 크리드 4: 블랙 플래그》에 등장했으며, 2022년 HBO Max에서 방영된 코미디 드라마 《아워 플래그 민즈 데스(Our Flag Means Death)》에서는 배우 리스 다비(Rhys Darby)가 보넷 역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