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팅 피스톨(starting pistol)은 육상 경기, 수영 경기 등 스포츠 경기에서 출발 신호를 알리는 용도로 사용되는 장치이다. 영어로는 스타터 피스톨(starter pistol) 또는 출발 신호용 피스톨이라고도 불리며, 한국어로는 출발 신호용 권총으로 번역된다.
전통적인 스타팅 피스톨은 공포탄(blank)을 사용하는 권총 형태의 장치로, 실제 총알을 발사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공포탄이나 캡(cap)을 사용하여 발사체가 방출되는 것을 방지하며, 발사 시에는 소리와 함께 소량의 연기만 발생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러한 복제 총기를 실탄 발사가 가능하도록 개조하는 것은 불법이다. 또한 총열에 장애물을 용접하는 방식으로 개조된 표준 권총의 변형 버전도 포함될 수 있으나, 현대에 와서는 이러한 방식은 드물게 사용된다.
스타팅 피스톨의 가장 큰 기술적 과제는 음속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총성은 음속(약 초속 340m)으로 전달되므로, 출발선에서 스타팅 피스톨에 가까운 위치에 있는 주자와 먼 위치에 있는 주자 간에 신호 전달 시간 차이가 발생한다. 이는 1미터당 약 3밀리초의 차이를 만들어내며, 트랙의 곡선 구간에서 출발하는 경기에서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각 주자의 출발 블록 뒤에 스피커를 설치하여 모든 선수가 동시에 출발 신호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2010년대 이후로는 전자식 스타팅 피스톨이 널리 보급되었다. 오메가(OMEGA)가 개발한 전자 스타팅 피스톨은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되었으며, 방아쇠를 당기면 세 가지 동작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첫째, 타이밍 장비가 작동한다. 둘째, 총구에서 불빛(섬광)이 발생한다. 셋째, 각 스타팅 블록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출발 신호음이 재생된다. 이로 인해 모든 선수가 동시에 신호를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청각 장애가 있는 선수를 위해서는 조명 신호 시스템이 사용되기도 한다.
현대의 전자식 스타팅 피스톨은 육상 경기뿐만 아니라 수영 경기에서도 사용된다. 수영 경기에서는 총성 대신 경적(horn) 소리를 사용하며, 일부 전자식 장치는 스위치 조작을 통해 육상용 총성과 수영용 경적 소리를 전환할 수 있다. 이러한 전자식 시스템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공식적인 출발 방식으로 채택되었다.
스타팅 피스톨은 스포츠 경기 외에도 영화, TV 프로그램, 무대 공연 등에서 총기 효과음을 내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미식축구(NFL)에서는 1924년부터 각 쿼터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로 스타팅 피스톨이 사용되었으나, 1994년에 이 관행은 중단되었다.
일부 스타팅 피스톨은 공포탄만 발사하도록 설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탄을 발사할 수 있도록 개조되어 범죄에 사용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개조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불법으로 규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