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레 파고다(버마어: ဆူးလေဘုရား, Sule Pagoda)는 미얀마 양곤(Yangon) 도심 중심부에 위치한 불교 불탑(스투파)이다. 양곤 시의 지리적 중심이자 정치·이념적으로 중요한 장소로, 오늘날까지 양곤을 대표하는 역사적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명칭과 어원
'술레(Sule)'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명이 존재한다. 전설에 따르면, 고대 왕 오깔라빠(Okkalapa)가 부처의 사리를 봉안할 장소를 찾기 위해 신들과 정령들에게 묻자, 모두가 그 장소 주변에 모여들었다는 뜻의 '수웨이(Su-way, '모여들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다른 전설은 이 지역을 뒤덮고 있던 야생 덤불을 뜻하는 '수레(Su-le)'와 연결짓는다. 또한 팔리어로 '작은'을 뜻하는 '출라(Cula)'와 '탑'을 뜻하는 '체티(Ceti)'의 합성어라는 비전설적 견해도 있다. 버마어 정식 명칭은 '꺄익 아톡 제디(Kyaik Athok Zedi)'로, 몬어로 '성스러운 머리카락 사리가 모셔진 탑'이라는 뜻이다.
역사와 전설
전설에 따르면 술레 파고다는 슈웨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보다도 앞서, 석가모니 부처 시대인 약 2,600년 이상 전에 건립되었다고 전해진다. 전설에 의하면, 이 터에는 원래 '술라라타(Sularata)'라는 이름의 정령(낫, Nat)이 거주하고 있었다. 정령들의 왕인 삭까(Sakka)가 전생의 세 부처가 사리를 묻었던 장소를 찾으려 했으나 아무도 그 위치를 알지 못했는데, 수천 년을 산 술레 정령이 그 장소를 기억해내어 알려주었다고 한다. 이에 그 자리에 탑이 세워졌으며, 부처가 상인兄弟 트라푸사(Trapusa)와 바할리카(Bahalika)에게 준 머리카락 사리 하나가 이 탑에 봉안되었다고 전해진다.
현존하는 탑의 구조 중 일부는 1453년부터 1472년까지 통치한 여왕 신소부(Shin Sawbu)에 의해 확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축적 특징
술레 파고다는 팔각형 형태의 처이디(chedi, 불탑)로, 각 변의 길이는 약 7.3m(24피트)이며 전체 높이는 약 44m(144피트 9.5인치)이다. 황금색 첨탑이 솟아 있어 양곤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한다. 탑 주변에는 각기 다른 크기와 연대의 청동 종 10개가 있으며, 여기에는 기증자의 이름과 봉헌 날짜가 새겨져 있다.
역사적·정치적 역할
19세기 중반 영국이 양곤을 점령한 후, 벵골 공병대의 알렉산더 프레이저 중위가 양곤의 도시 계획을 수립하면서 술레 파고다를 도시 중심점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도 술레 파고다는 양곤 도심 격자형 도로망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1988년 8888 항쟁(민주화 운동), 2007년 사프란 혁명(반정부 시위), 그리고 2021년 춘계 혁명에 이르기까지, 술레 파고다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과 반정부 시위의 주요 집결지이자 상징적 장소로 기능해왔다.
위치
미얀마 양곤의 끼욱따다 구(Kyauktada Township), 술레 파고다 로드(Sule Pagoda Road)와 마하반둘라 로드(Mahabandoola Road)의 교차점에 위치한 교통 원형 교차로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양곤 시청, 대법원 건물 등 식민지 시대 건축물과 시장, 상업 시설이 주변에 밀집해 있다. 양곤 유산 목록(Yangon City Heritage List)에 등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