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빈 김씨 (順嬪 金氏)는 조선 제22대 국왕 정조의 후궁이다. 본관은 경주(慶州)이며, 판결사(判決事) 김원행(金元行)의 딸이자, 당대의 세도정치가였던 홍국영(洪國榮)의 누이동생(혹은 이복 누이동생)이다.
정조의 총애를 받았으며, 홍국영의 권세가 절정에 달했을 때 정조의 후궁으로 간택되어 입궁하였다. 처음에는 숙의(淑儀)에 책봉되었다가 이후 정1품 빈(嬪)의 품계에 올라 순빈(順嬪)이 되었다. 1779년 (정조 3년)에 정조의 첫 아들인 은전군(恩全君)을 낳았으나, 은전군은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요절하였다.
순빈 김씨의 입궁과 품계 상승은 홍국영의 정치적 야심과 무관하지 않았다. 홍국영은 자신의 누이동생을 통해 왕실의 외척으로서 권력을 강화하고, 후사가 없던 정조의 아들을 통해 왕실의 후계 구도에 깊이 개입하려 하였다. 그러나 은전군이 일찍 사망하고, 홍국영의 전횡이 심해지면서 정조의 견제를 받기 시작했다.
결국 1780년 (정조 4년), 홍국영이 실각하고 강릉으로 유배되자, 순빈 김씨 또한 오라버니의 죄에 연좌되어 죄인의 신분으로 전락하였다. 같은 해 11월에 20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사후에는 품계가 삭탈되었다. 이후 순조 대에 이르러 복권되어 순빈의 지위를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