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다로리스(Sunda slow loris, 학명: Nycticebus coucang)는 영장목 로리스과 늘보로리스속에 속하는 곡비원류 영장류의 한 종이다. '늘보원숭이' 또는 '슬로로리스'로도 불리며,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다.
분류 및 명칭
순다로리스는 1785년 네덜란드의 박물학자 피터 보데르트(Pieter Boddaert)가 Tardigradus coucang이라는 학명으로 처음 기재하였다. 학명의 종소명 'coucang'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이 동물을 부르는 속명 'Kukang'에서 유래하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부캉'(Bukang), '칼라마산'(Kalamasan), 또는 '말루말루'(Malu-Malu, '부끄럼타는 놈'이라는 뜻)로 불리며, 말레이시아에서는 '콩캉'(Kongkang) 또는 '케라 두쿠'(Kera Duku)로 알려져 있다. 태국에서는 '링롬'(Linglom) 등으로 부른다.
과거에는 3종의 아종(말레이늘보로리스 N. c. coucang, 자바늘보로리스 N. c. javanicus, 보르네오늘보로리스 N. c. menagensis)이 인정되었으나, 이후 유전학적 연구를 통해 자바늘보로리스와 보르네오늘보로리스는 각각 별도의 종(Nycticebus javanicus, Nycticebus menagensis)으로 분리되었다.
분포 및 서식지
순다로리스는 말레이시아 반도, 태국 남부,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섬, 자와섬, 보르네오섬, 싱가포르, 그리고 필리핀의 타위타위섬 등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 지역에 분포한다. 과수원, 농장, 대나무 숲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며,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수목형 동물이다.
형태적 특징
몸길이는 약 18~38cm, 몸무게는 0.2~2.1kg 정도이다. 털 색깔은 회갈색, 적갈색, 황갈색 등 다양하며 등에는 짙은 색의 세로줄무늬가 있다. 머리는 둥글고 앞쪽을 향한 큰 눈과 털에 가려진 작은 귀를 가지고 있다. 꼬리는 매우 짧은 편이다. 다른 늘보로리스들, 예를 들어 벵골늘보로리스보다는 작지만 피그미늘보로리스보다는 크다.
생태 및 습성
순다로리스는 야행성 동물로, 낮에는 나뭇가지 사이 또는 울창한 식물 속에서 휴식하고 밤에 활동한다.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나 위급할 때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잡식성으로 나무 수액, 꽃꿀, 과일, 나무 수지, 절지동물 등을 먹이로 섭취한다. 대부분의 일생을 나무 위에서 보내며, 나뭇가지나 잎 위에서 잠을 잔다. 번식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단독 생활을 한다.
번식
일부다처제의 번식 체계를 가지며, 한 번에 한 마리(드물게 쌍둥이)의 새끼를 낳는다. 임신 기간은 약 180~190일(6개월)이며, 새끼는 약 9개월까지 어미 곁에 머문다. 암컷은 생후 18~24개월, 수컷은 이보다 다소 일찍 성적 성숙에 도달한다. 수명은 약 12~14년으로 알려져 있다.
독성
늘보로리스속 동물들은 영장류 중 유일하게 독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꿈치 부근의 상완샘(上腕腺)에서 분비되는 액체를 타액과 혼합하면 독성 물질이 생성되며, 이를 방어에 사용한다. 순다로리스에 물릴 경우 고통스러운 부종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과민성 쇼크로 인한 사망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보전 상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Vulnerable, VU)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다. CITES(멸종위기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부속서 I에 등재되어 학술 목적 외의 거래는 불법이다. 주요 위협 요인으로는 서식지 감소와 애완용 밀무역이 꼽힌다. 애완동물로 유통되는 과정에서 산 채로 이빨이 뽑히는 등 잔혹한 행위가 이루어지며, 밀반입 과정에서 대부분의 개체가 폐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부산의 한 재래시장에서 밀수된 순다로리스가 적발된 사례가 있으며, 이는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