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피는 한국어에서 여러 한자어 및 외래어 어원을 가진 동음이의어로, 사용되는 맥락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1. 樹皮 (나무 수 + 가죽 피)
목본식물의 줄기에서 형성층 바깥쪽에 있는 모든 조직을 통틀어 이르는 말. 흔히 '나무껍질'이라고 부른다. 나무의 줄기, 가지, 뿌리 등의 목질부를 감싸며 외부 환경으로부터 나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수피는 크게 죽은 세포로 이루어진 외피(outer bark)와 살아 있는 세포로 이루어진 내피(inner bark)로 구분된다. 소나무, 벚나무, 자작나무 등 수종에 따라 수피의 질감, 색깔, 갈라짐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나며, 이는 나무를 구별하는 중요한 식별 기준이 된다.
2. 獸皮 (짐승 수 + 가죽 피)
짐승의 가죽을 뜻한다. 동물의 털가죽이나 생가죽을 가리키며, 원시 시대부터 의복이나 생활 도구의 재료로 사용되었다. 한자 사전 및 국어사전에 등재된 표준어이다.
3. 水皮 (물 수 + 가죽 피)
수달의 가죽을 뜻한다. 겨울옷의 옷깃이나 갖옷 등의 털붙이 재료로 사용되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어휘이다.
4. Sufi (수피) — 이슬람 신비주의
이슬람교의 신비주의적 분파인 수피즘(Sufism)을 따르는 사람 또는 그 종파 자체를 가리킨다. 어원은 아랍어 '수프(صوف, ṣūf)'로, '양털'을 뜻한다. 초창기 이슬람 수행자들이 금욕과 청빈을 상징하는 하얀 양모 옷을 입었던 데서 유래하였다. 수피즘은 전통적인 이슬람 율법을 존중하면서도 신(알라)과의 직접적인 합일을 추구하는 내면 중심의 수행을 강조한다. 대표적인 의식으로는 빙글빙글 도는 춤인 '세마(Sema)' 의식이 있다. 수피즘은 수니파와 시아파 모두에 걸쳐 존재하며,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명에 달하는 신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