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과선(松果腺)은 척추동물의 뇌 속에 위치한 작은 내분비기관이다. 솔방울과 모양이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솔방울샘 또는 송과체(松果體)라고도 불린다. 라틴어로는 glandula pinealis이다.
위치와 구조
송과선은 뇌의 정중선을 따라 위치하는 유일한 뇌구조로, 좌우 대뇌 반구 사이, 시상상부(epithalamus)에 자리한다. 짝을 이루지 않는 단일 기관이며, 사람의 경우 길이 약 5~8mm, 쌀 한 톨 정도의 크기로 회적색을 띤다. 제3뇌실 뒤쪽, 사구체(corpora quadrigemina) 근처의 사구수조(quadrigeminal cistern) 안에 위치한다.
포유류의 뇌에서 대부분의 부위와 달리 송과선은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에 의해 고립되어 있지 않으며, 후대뇌동맥의 맥락막 가지로부터 풍부한 혈류를 공급받는다.
조직학적 구성
송과선은 결합조직 공간에 둘러싸인 소엽 유조직(lobular parenchyma)으로 구성되며, 표면은 연질막 주머니에 싸여 있다. 주요 세포 유형은 다음과 같다.
- 송과체세포(pinealocytes): 멜라토닌을 생성하고 분비하는 주된 세포로, 4~6개의 돌기를 가진다.
- 사이질세포(interstitial cell): 송과체세포 사이에 존재하며, 염색 시 더 어둡게 나타난다.
- 혈관주위세포(perivascular phagocyte): 모세혈관 근처에 위치한 항원제시세포이다.
- 송과체뉴런(pineal neuron): 고등척추동물에서 관찰되나, 설치류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송과선 내부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인산칼슘, 탄산칼슘 등으로 구성된 '뇌모래(brain sand)'라 불리는 칼슘 구조물이 축적되며, 이는 노화와 관련이 있다.
기능
송과선의 일차 기능은 멜라토닌(melatonin) 호르몬의 생성이다. 멜라토닌은 세로토닌(serotonin)으로부터 합성되며, 수면-각성 주기(circadian rhythm)와 계절적 리듬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의 생산은 어두운 환경에서 촉진되고 빛이 있는 환경에서 억제된다. 망막이 감지한 빛 정보는 시교차상핵(suprachiasmatic nucleus), 뇌실곁핵, 척수, 교감신경을 거쳐 송과선에 전달된다.
또한 송과선에서는 베타-카르볼린 계열의 피놀린(pinoline)도 생성된다. 설치류 연구에 따르면 송과선이 뇌하수체의 난포자극호르몬(FSH)과 황체형성호르몬(LH) 분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가 있으며, 이는 멜라토닌이 아닌 다른 신호전달 분자를 통한 조절로 추정된다.
발달
인간의 송과선은 생후 1~2년까지 크기가 성장한 후 안정세를 유지하다가 사춘기 이후 질량이 증가한다. 소아기에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2차 성징을 억제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송과선 종양은 성조숙증과 관련이 있다. 사춘기 이후 멜라토닌 생산은 감소한다.
임상적 의의
송과선의 석회화(calcification)는 젊은 성인에서도 흔히 나타나며, 연령 증가와 비례한다. 일부 연구는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석회화 정도가 더 높게 나타난다고 보고한다. 송과선 종양(송과체종, pinealoma)은 매우 드물며, 배아세포종(germinoma)이 가장 흔한 유형이다. 종양의 위치로 인해 외과적 제거가 어려우며, 파리노드 증후군(Parinaud's syndrome)이나 비감염뇌수종을 유발할 수 있다.
역사 및 철학적 측면
17세기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는 송과선을 영혼이 머무르는 자리이자 모든 생각이 형성되는 장소로 간주하였다. 이는 송과선이 뇌에서 유일하게 단일 구조로 존재한다는 관찰에 기반한 것이었으나,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19세기 후반 신지학(theosophy)의 창시자 블라바츠키(H. P. Blavatsky)는 송과선을 힌두교의 '제3의 눈'(아즈나 차크라)과 동일시하였으며,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에도 일부 담론에서 이어지고 있다. 연구자 Rick Strassman은 송과선이 특정 조건에서 환각제 DMT(N,N-dimethyltryptamine)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하였고, 2013년 설치류 송과선 미량투석을 통해 DMT 존재가 처음 보고되었다.
분포
거의 모든 척추동물이 송과선을 가지고 있다. 먹장어(hagfish)와 창고기(lancelet)에서는 송과선이 관찰되지 않으나, 칠성어(lamprey)는 송과선을 보유한다. 악어와 같은 일부 파충류는 송과선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일부 하등 척추동물에서는 송과선이 빛을 감지하는 두정안(parietal eye)의 형태로 존재하며, 뉴질랜드 도마뱀(tuatara)의 경우 각막, 수정체, 망막 구조를 갖춘 송과안(pineal eye)이 관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