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제한장치(速度制限裝置)는 자동차가 설정된 최고 속도를 초과하여 주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차량에 장착되는 장치이다. 영어로는 스피드 리미터(Speed Limiter)라고 부르며, 일상적으로 '리미터' 또는 '리밋'으로 줄여 부르기도 한다.
개요
속도제한장치는 차량의 엔진제어장치(ECU)가 엔진 회전수(RPM)와 차량 속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둘 중 하나라도 설정된 한계치 이상으로 상승하면 연료 분사를 차단(퓨얼 컷, Fuel Cut)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전기자동차의 경우에는 EPCU(Electric Power Control Unit)가 모터의 출력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제한한다.
유형
대한민국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26(최고속도제한장치의 구조 및 성능기준)에 따라 속도제한장치는 다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고정형 최고속도제한장치: 운전자가 임의로 최고속도를 변경할 수 없는 장치이다. 시동장치의 열쇠가 원동기 작동위치에 있는 상태에서 작동되어야 하며, 작동 중에는 설정된 최고속도를 변경하거나 해제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조절형 최고속도제한장치: 운전자가 임의로 최고속도를 변경할 수 있는 장치이다. 운전석에서 설정된 최고속도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시속 30킬로미터부터 시속 10킬로미터 이하의 간격으로 설정이 가능해야 한다. 가속이 필요한 경우 설정된 최고속도를 초과할 수 있는 구조로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등 또는 경고음이 지속적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법적 의무 부착 대상
대한민국에서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54조에 따라 일부 차종에 속도제한장치의 장착이 의무화되어 있다.
- 승합차(버스 등): 110km/h로 속도가 제한된다. 다만 계기판 속도와 실제 속도 간 오차를 감안하여 제한속도의 약 5% 정도는 허용된다.
- 화물차: 최대적재량 3.5톤을 초과하는 화물차는 90km/h로 속도가 제한된다. 공차중량 1.5톤 이상의 화물차가 해당된다.
- 2층버스: 차고가 높고 무게중심이 높아 안전상의 이유로 제조사 순정 기준 90km/h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작동 원리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ECU가 엔진 RPM과 차량 속도를 검출하여 설정된 수치 이상으로 올라가면 연료 분사를 차단한다. 속도제한장치는 제동 기능을 포함하지 않으므로, 내리막길에서는 중력과 관성의 영향으로 제한속도 이상으로 속도가 증가할 수 있다. 이 경우 엔진브레이크(내연기관) 또는 회생제동(전기차)이 작동하여 속도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국가별 규제
대한민국: 공차중량 1.5톤 이상 화물차는 90km/h, 버스 등 승합차는 110km/h로 제한된다.
독일: 허용 총중량 3.5톤 초과 화물차는 90km/h, 동일 기준의 버스는 100km/h로 제한된다. 위반 시 1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된다.
오스트리아: EU 차량 등급 기준 M2·M3(10인승 이상) 차량은 100km/h, N2·N3(화물차) 차량은 90km/h로 제한된다.
프랑스: 허용총중량 10톤 이하 또는 초과 버스는 100km/h, 3.5톤 초과 화물차는 90km/h로 제한된다.
일본: 과거 자율규제 방식으로 승용차의 최고속도를 180km/h, 경차를 140km/h로 제한한 사례가 있다.
승용차의 속도제한
일반 승용차와 이륜차의 경우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제조사가 ECU에 속도제한을 설정하여 출고한다. 이는 차체 내구성 확보와 안전상의 이유에 따른 것이다. 국산차의 경우 차종과 출력에 따라 180~250km/h 수준으로 제한이 설정되어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제조사의 일반 모델들도 대체로 250km/h에서 연료 차단 방식의 속도제한이 적용된다.
리미터 해제
속도제한장치를 무단으로 해제하는 행위는 의무 장착 대상 차량(화물차, 버스 등)의 경우 불법에 해당한다. 대한민국에서는 ECU 맵핑 변경 등을 통한 리미터 해제가 적발될 경우 형사입건 및 원상복구 행정조치가 이루어지며, 차량의 무상 보증 서비스도 소멸된다. 다만 긴급자동차(구급차, 경찰차, 소방차 등)는 속도제한장치 부착 의무가 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