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조보 텐구(Sojobo Tengu, 僧正坊天狗)는 일본 민속 전승에 등장하는 대텐구(大天狗)이자, 마블 코믹스의 등장인물명으로 사용되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일본 민속 전승
소조보(僧正坊)는 교토 북부 구라마산(鞍馬山) 깊은 곳의 소조가타니(僧正ヶ谷)에 거주한다고 전해지는 대텐구이다. '소조보'는 일본어로 '지체 높은 승려'를 의미하며, 텐구들의 우두머리, 즉 텐구의 왕으로 일컬어진다. 긴 백발과 비정상적으로 긴 코를 가진 노승(老僧) 형태의 야마부시(山伏, 산속 수행자) 모습으로 묘사되며, 일곱 개의 깃털로 만든 부채(하우치와)를 지니고 천 명의 텐구에 맞먹는 힘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소조보의 가장 유명한 전설은 헤이안 시대 말기, 구라마데라에 맡겨진 어린 우시와카마루(牛若丸, 훗날의 미나모토노 요시쓰네)에게 검술과 병법을 가르쳤다는 이야기이다. 이 전승은 무로마치 시대의 요쿄쿠(謡曲) 『구라마 텐구(鞍馬天狗)』를 통해 널리 알려졌으며, 이후 가부키, 조루리, 우키요에 등 다양한 예술 장르로 확장되었다. 다만 이 병법 전수 이야기는 더 오래된 『기케이키(義経記)』에는 등장하지 않으며, 중세 요쿄쿠를 기점으로 에도 시대의 조루리에서 기이치 호겐(鬼一法眼) 전승과 통합된 후대의 창작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소조보는 8대 텐구(八大天狗) 및 48텐구(四十八天狗)의 으뜸으로 꼽히며, 구라마산은 텐구들에게 가장 중요한 영산(霊山)으로 여겨진다. 구라마데라의 교의에서는 소조보를 고호 마오손(護法魔王尊)과 동일시하거나 그 아래의 존재로 보기도 하지만, 이는 쇼와 시대(1949년 이후)에 정비된 근대적 해석으로 중세의 텐구 전승과는 별개의 계통이다.
마블 코믹스
소조보 텐구는 마블 코믹스의 뮤턴트 캐릭터로, 2012년 11월 《X-Men: Legacy (Vol 2)》에서 최초 등장하였다. 창작자는 사이먼 스퍼리어(Simon Spurrier)와 탄 엥 후앗(Tan Eng Huat)이다. 카라스 텐구(Karasu Tengu)의 쌍둥이 오빠로, 강력한 텔레파시 능력을 지니며 여동생과 힘을 합칠 경우 더욱 강력한 사이킥 능력을 발휘한다. 이름의 모티브는 일본 전통 전승의 구라마산 소조보에서 유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