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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파

세트파(Sethians)는 고대 영지주의(Gnosticism)의 주요 분파 중 하나이다. 2~3세기경 지중해 세계에서 활동했으며, 구약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의 셋째 아들인 셋(Seth)을 영적 지식(gnosis)의 기원으로 삼은 데에서 명칭이 유래했다.

세트파는 기독교 이전에 존재한 유대교 계열의 세례 집단(바르벨로파)과 구약 성경 주해 전통의 셋파(Sethites)가 2세기 중후반에 결합하여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존 D. 터너(John D. Turner)를 비롯한 학자들은 세트파가 헬레니즘 유대교 철학, 기독교, 중기 플라톤주의의 영향을 받아 발전했다고 분석한다. 다만 세트파의 정확한 기원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세트파의 교의는 《요한의 비밀서》(Apocryphon of John)에 가장 잘 담겨 있으며, 알려지지 않은 최고신(Unknown God)으로부터 여성적 원리인 바르벨로(Barbelo)가 발출(emanation)되고, 이어 여러 영적 존재들(에온, Aeon)이 계통을 이루어 충만계(Pleroma)를 구성한다는 우주론을 특징으로 한다. 이 과정에서 지혜(Sophia)의 잘못된 발출로 인해 데미우르고스(Yaldabaoth)가 창조되었고, 이 존재가 물질 세계를 창조했다고 본다. 세트파는 구약성경의 창세기 서사를 이러한 우주론적 전사(前史)로 재해석하여, 에덴동산 사건을 인간의 타락이 아닌 물질계의 무지로부터의 해방 과정으로 이해했다.

초대 교부 이레나이우스(2세기)는 세트파를 최초로 언급했으며, 에피파니우스(4세기)는 당시 세트파가 이집트와 팔레스타인에만 남아 있었고, 50년 전만 해도 대아르메니아 지역까지 퍼져 있었다고 기록했다. 나그 함마디 문서군에는 《아담의 묵시록》, 《위대한 보이지 않는 영의 거룩한 책》(이집트인의 복음서), 《세트의 세 석비》, 《알로게네스》, 《위대한 세트의 두 번째 논고》 등 다수의 세트파 문헌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2006년에 공개된 《유다 복음서》도 세트파 영지주의와 연관된 문헌으로 평가된다.

3세기 후반, 신플라톤주의자 플로티누스의 비판과 정통 기독교의 이단 규정으로 인해 세트파는 점차 분화·소멸하였으며, 일부 분파는 아르콘파, 보르보로파 등으로 중세까지 명맥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학계에서는 만다야교(Mandaeism)와 세트파 간의 유사성도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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