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판크라스역(St Pancras railway station, 정식 명칭 London St Pancras International)은 영국 런던 캠던 자치구의 유스턴 로드(Euston Road)에 위치한 주요 철도 터미널 역이다. 이 역은 유로스타(Eurostar)의 국제선 종착역이자, 국내선으로는 이스트미들랜즈 철도(East Midlands Railway), 켄트 지역으로 향하는 서던 이스턴(Southeastern) 고속열차, 그리고 템즈링크(Thameslink)가 운행되는 복합 교통 허브이다.
역사
세인트판크라스역은 미들랜드 철도(Midland Railway)에 의해 건설되었다. 1862년 제2차 만국박람회 당시 기존 노선의 교통 혼잡 문제가 발생하자, 미들랜드 철도는 베드퍼드에서 런던까지 자체 전용선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역은 윌리엄 헨리 발로(William Henry Barlow)가 설계했으며, 단일 경간 구조의 지붕이 특징이다. 지붕은 길이 약 689피트(210m), 너비 240피트(73m), 높이 100피트(30m)로, 완공 당시 세계에서 가장 넓은 밀폐 공간이었다. 역은 1868년 10월 1일 공식 개업했다.
역의 정면에는 미들랜드 그랜드 호텔(Midland Grand Hotel)이 건설되었으며, 조지 길버트 스콧(George Gilbert Scott)이 설계한 장식적인 고딕 양식의 붉은 벽돌 건물이었다. 이 역은 현재 1급 등록 건축물(Grade I listed building)로 지정되어 있다.
20세기의 위기와 보존
세인트판크라스역은 20세기 두 차례 세계대전 중 폭격 피해를 입었고, 1960년대 후반에는 철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역을 완전히 철거하고 열차를 킹스크로스역과 유스턴역으로 이전하려는 계획이 추진되었으나, 빅토리아 협회(Victorian Society), 제인 휴즈 포셋, 시인 존 베저먼(John Betjeman) 등이 주도한 보존 운동이 성공하여 철거 예정일 10일 전에 1급 등록 건축물로 지정되며 철거 위기에서 벗어났다.
재개발과 국제역 전환
21세기 초, 이 역은 채널 터널 철도 노선(CTRL, 이후 High Speed 1로 명명)의 종착역으로 활용되기 위해 약 8억 파운드 규모의 대규모 재개발을 거쳤다. 2007년 11월 6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의해 "London St Pancras International"으로 재개장되었고, 같은 해 11월 14일부터 워털루 인터내셔널역에서 이전된 유로스타 국제선 서비스가 개시되었다. 역에는 13개의 번호가 붙은 승강장과 2개의 문자 승강장(A, B)이 있으며, 쇼핑센터 등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시설 및 운영
역은 국제선인 유로스타(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행)와 국내선인 이스트미들랜즈 본선(레스터, 더비, 셰필드, 노팅엄 등지행), 켄트 고속선(High Speed 1), 템즈링크(베드포드, 케임브리지, 브라이턴 등지행)를 운행한다. 역 지하에는 킹스크로스 세인트판크라스 런던 지하철역이 자리잡고 있어 지하철과의 환승도 가능하다. 킹스크로스역과는 판크라스 로드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으며, 영국도서관(British Library)이 역 서쪽에 위치한다.
세인트판크라스역은 빅토리아 시대 공학과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철도의 대성당"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역 내부에는 존 베저먼과 폴 데이(Paul Day)의 작품 《The Meeting Place》 동상 등 예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역명은 이 일대 교구명인 세인트판크라스(St. Pancras)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4세기 기독교 순교자 로마의 판크라스(Pancras of Rome)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