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파케라톱스
세렌디파케라톱스(Serendipaceratops)는 백악기 전기(약 1억 1,500만 년 전)에 오늘날의 오스트레일리아 지역에 서식했던 초식성 조반류(Ornithischia) 공룡의 한 속이다. 속명은 "뜻밖의 발견(serendipity)"과 "뿔 달린 얼굴(ceratops)"을 결합한 것으로, "뜻밖에 발견된 뿔 달린 공룡"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발견과 명명
세렌디파케라톱스의 첫 표본은 왼쪽 자뼈(ulna) 하나로, 1993년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주 남동부 해안의 킬쿤다(Kilcunda) 부근에서 "다이노서 코브(Dinosaur Cove)"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연구자들은 이 화석이 수각류(Theropoda)의 뼈일 것이라고 추정했으나, 이후 캐나다 앨버타주의 로열 티렐 고생물학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동료 고생물학자 데일 러셀(Dale Russell)이 이 뼈가 렙토케라톱스(Leptoceratops)의 자뼈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각룡류(Ceratopsia)의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2003년에 톰 리치(Tom Rich)와 패트리샤 비커스-리치(Patricia Vickers-Rich)에 의해 모식종 세렌디파케라톱스 아르투르클라케이(Serendipaceratops arthurcclarkei)가 명명·기재되었다. 종명은 과학소설 작가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를 기념하여 붙여졌다. 클라크는 명명자 부부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였으며, 어린 시절 공룡에 매료되어 과학에 흥미를 가지게 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세렌딥(Serendip)"은 클라크가 말년을 보낸 스리랑카의 옛 이름이기도 하다.
특징
완모식표본인 자뼈의 보존 길이는 약 16센티미터이다. 후면 위쪽의 팔꿈치머리돌기(olecranon process)는 떨어져 나간 상태이며, 뼈의 몸통은 비교적 납작한 형태를 띤다. 현재까지 알려진 표본은 이 자뼈 하나뿐이어서, 전체적인 몸의 크기와 형태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제한적이다.
분류 논쟁
세렌디파케라톱스의 분류학적 위치는 학계에서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원래는 신각룡류(Neoceratopsia)에 속하는 것으로 기재되었으며, 남반구에서 발견된 유일한 각룡류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페데리코 앙골린(Federico Agnolín)과 동료들의 연구에서는 이 자뼈가 각룡류의 파생공유형질을 갖추지 않았으며, 오히려 오스트레일리아의 곡룡류(Ankylosauria)인 민미(Minmi)의 자뼈와 더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세렌디파케라톱스는 특정 조반류 그룹에 확정적으로 귀속시키기 어려운 의문명(nomen dubium)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되었다.
이후 2014년 리치와 동료들은 통계적 분석을 통해 완모식표본 자뼈의 비율이 각룡류의 형태 공간(morphospace)에 포함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여 각룡류 분류를 지지했다. 그러나 2021년 로사디야(Rozadilla)와 동료들의 연구에서는 해당 자뼈가 변형된 상태여서 이전의 결론이 타당하지 않으며, 자뼈의 견고한 비율을 근거로 세렌디파케라톱스를 곡룡류로 분류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이처럼 세렌디파케라톱스의 정확한 분류학적 위치는 현재까지도 학계에서 확정되지 않았으며, 각룡류와 곡룡류 사이에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화석 산지
완모식표본은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주 남동부의 원타기 층(Wonthaggi Formation)에서 발견되었으며, 이 지층은 백악기 전기 압트절(Aptian)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빅토리아 남서부 다이노서 코브의 유메랄라 층(Eumeralla Formation)에서도 약 1억 60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추가 자뼈 화석이 발견되었으나, 이 역시 세렌디파케라톱스에 속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