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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세기말(世紀末)은 한 세기의 끝무렵을 가리키는 말로, 프랑스어 'fin de siècle'(팽 드 시에클)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한자어로는 世(세대 세), 紀(벼리 기), 末(끝 말)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원 및 기원

이 개념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엽, 즉 1880년대에서 1890년대의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였다. 당시 서구 사회는 산업혁명 이후 고도화된 문명 발달에 대한 기대와 함께, 자본주의와 기계 문명이 인간성을 말살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공존하던 시기였다. 이 시기는 권태, 냉소, 염세, 퇴폐적 분위기가 만연했던 한편, 새 시대의 도래에 대한 전망이 모색되던 시기이기도 했다.

사전적 정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세기말'은 세 가지 의미로 정의된다.

첫째, 한 세기의 끝을 의미하는 가장 기본적인 뜻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수요가 이번 세기말까지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와 같이 시간적 개념으로 사용된다.

둘째, 유럽, 특히 프랑스에 절망적·퇴폐적 분위기가 지배하던 19세기 말을 가리키는 역사적·문화적 의미이다.

셋째, 사회의 몰락으로 사상이나 도덕, 질서 따위가 혼란에 빠지고 퇴폐적·향락적인 분위기로 되는 시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의미의 동의어로는 '말세기(末世紀)'가 있다.

역사적·문화적 배경

19세기 말 유럽의 주요 정치적·사상적 주제는 물질주의, 합리주의, 실증주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저항과 감정주의, 비합리주의, 주관주의, 생기론에 대한 옹호였다. 이러한 19세기 말의 풍조가 이후 20세기 파시즘의 대두에 영향을 미쳤다는 학술적 견해도 존재한다. 또한 레벤스라움(Lehensraum) 개념을 잉태한 지정학이 하나의 학문으로 등장한 것도 이 시기였다.

20세기 말, 특히 1990년대에도 유사한 사회풍조가 나타났다. 1999년을 전후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Y2K(밀레니엄 버그) 문제, IMF 외환위기 등이 맞물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세기말적 불안감이 확산되었다. 이 시기에는 영화 《매트릭스》, 《아마겟돈》, 만화 《북두의 권》, 《20세기 소년》,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 세기말적 분위기를 반영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등장하였다.

파생어

'세기말적'(世紀末的)이라는 형용사 형태로도 사용되며, 이는 세기말의 경향을 나타내는 것, 또는 퇴폐적·염세적·묵시록적 성격을 띠는 것을 의미한다. '세기말 문학'(世紀末文學)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유럽에서 나타난 문학 사조로, 리얼리즘에 반기를 들고 허무·퇴폐·탐미적 경향을 보인 문학을 가리킨다.

게임 용어로서의 사용

온라인 게임, 특히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분야에서는 확장팩이나 대규모 업데이트가 종료되어 가는 시기를 '세기말'이라고 지칭하는 용례가 있다. 이 시기에는 아이템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고 게임 콘텐츠 소진으로 인해 유저들의 활동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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