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의 전사(bacterial transcription)는 세균(원핵생물)의 DNA에 저장된 유전 정보가 RNA 중합효소(RNA polymerase)를 통해 새로운 RNA, 주로 전령 RNA(mRNA) 가닥으로 복사되는 생물학적 과정이다. 이 과정은 개시(initiation), 신장(elongation), 종결(termination)의 세 가지 주요 단계로 이루어지며, 그 결과 DNA 주형 가닥에 상보적인 mRNA가 생성된다.
RNA 중합효소의 구조
세균의 전사는 단일 종류의 RNA 중합효소에 의해 수행된다. 이는 진핵생물이 세 종류 이상의 RNA 중합효소를 사용하는 것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세균의 RNA 중합효소는 중심 효소(core enzyme)와 홀로효소(holoenzyme)로 구분된다. 중심 효소는 α, α, β, β' 및 ω의 다섯 개 하위 단위(subunit)로 구성되며, 이 구성은 세균 종 전반에 걸쳐 보존되어 있다. 홀로효소는 중심 효소에 시그마 인자(σ-factor, σ인자)라는 다섯 번째 하위 단위가 결합한 형태를 말한다. σ인자는 프로모터(promoter) 인식과 RNA 중합효소의 올바른 위치 부착, 개시 부위에서의 DNA 이중나선 풀림 개시에 관여한다.
개시(Initiation)
전사의 개시는 σ인자가 프로모터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하면서 시작된다. 세균 프로모터에는 -35 영역(공통서열: TTGACA)과 -10 영역(공통서열: TATAAT)이라는 두 개의 보존된 인식 서열이 있으며, 전사는 +1 위치(개시 부위)에서 시작된다.
개시 과정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된다.
- σ인자가 -35 영역에 결합하면, DNA가 여전히 이중나선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이 단계의 복합체를 폐쇄 복합체(closed complex)라고 부른다.
- -10 영역에 아데닌-티민 결합이 많아 DNA의 풀림이 용이하며, 이로 인해 DNA 이중나선이 분리되면 이 복합체를 개방 복합체(open complex)라고 한다. 이때 분리된 단일가닥 부위를 전사 기포(transcription bubble)라고 한다.
- 전사가 시작되면 약 10개 염기쌍 크기의 짧은 비기능적 RNA 절편(abortive transcript)이 만들어졌다가 방출되는 반복적인 과정(abortive cycling)이 일어날 수 있다.
- 약 10개 뉴클레오타이드가 합성된 후 σ인자가 중심 효소로부터 분리되면 개시 단계가 끝나고 신장 단계로 전환된다.
신장(Elongation)
신장 단계에서 RNA 중합효소는 DNA 이중나선을 따라 이동하며 주형 가닥(template strand)의 염기서열을 읽고, 상보적인 RNA 뉴클레오타이드를 5'→3' 방향으로 중합한다. 합성되는 RNA 가닥은 코딩 가닥(coding strand)과 동일한 염기서열을 가지되, 티민 대신 유라실(uracil)을 포함하고 리보스 골격을 가진다.
RNA 합성에 사용되는 기질은 아데노신 5'-삼인산(ATP), 구아노신 5'-삼인산(GTP), 우리딘 5'-삼인산(UTP), 시티딘 5'-삼인산(CTP)의 네 종류의 뉴클레오사이드 삼인산(NTP)이다. 이들 NTP의 3' 말단 OH 기에 대한 친핵성 공격을 통해 포스포다이에스터 결합이 형성되며, 이 과정에서 NTP의 분해 에너지가 합성의 동력으로 사용된다.
RNA 중합효소는 초당 약 40염기의 속도로 DNA를 따라 이동하며, 오류 교정(proofreading) 기능을 통해 약 10,000 뉴클레오타이드당 1개의 오류 수준으로 정확성을 유지한다. 또한 여러 개의 RNA 중합효소가 동시에 작동할 수 있어 많은 수의 mRNA가 빠르게 생산될 수 있다.
세균에서는 핵이 없기 때문에 전사와 번역(translation)이 세포질에서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이는 리보솜이 mRNA의 한쪽 끝에 결합하여 번역을 시작하는 동안에도 다른 쪽 끝에서 전사가 계속 진행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종결(Termination)
전사의 종결에는 두 가지 잘 알려진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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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적 종결(intrinsic termination 또는 Rho-비의존적 종결): 새로 합성된 RNA에 GC가 풍부한 역반복 서열(inverted repeat)과 뒤이은 폴리유라실(poly-U) 서열이 포함될 때 발생한다. 역반복 서열의 전사로 RNA가 스템-루프(머리핀, hairpin) 구조로 접히면 RNA 중합효소가 일시 정지하게 된다. 폴리-U 서열은 U-A 염기쌍의 열역학적 안정성이 낮아 RNA-DNA 혼성체가 약해지며, 결과적으로 약해진 혼성체가 분리되면서 RNA 전사물이 방출되고 전사가 종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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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o 의존적 종결(Rho-dependent termination): ρ인자(rho factor)라는 종결 단백질이 RNA 가닥에 결합하여 중합효소를 따라 이동한다. 중합효소가 유전자 말단 부근에서 일련의 구아닌(G) 서열을 만나 일시 정지하면, ρ인자가 이를 따라잡아 RNA 전사물과 DNA 주형 간의 혼성체를 풀어 RNA를 방출함으로써 전사를 종결시킨다.
또한 일부 박테리오파지는 항종결(antitermination) 메커니즘을 사용하여 RNA 중합효소가 종결 서열을 무시하고 계속 전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진핵생물 전사와의 차이점
세균의 전사는 진핵생물의 전사와 여러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첫째, 세균은 단일 종류의 RNA 중합효소를 사용하는 반면 진핵생물은 세 종류 이상을 사용한다. 둘째, 세균에서는 전사가 세포질에서 일어나며 번역과 동시에 진행될 수 있지만, 진핵생물에서는 전사가 핵에서 일어나고 번역이 세포질에서 별도로 진행된다. 셋째, 세균의 전사 개시는 σ인자가 프로모터를 직접 인식하는 방식을 사용하지만, 진핵생물은 다양한 일반 전사 인자(general transcription factor)가 프로모터 인식에 관여한다.
조절
세균의 전사는 세포의 상태와 환경적 신호(예: 영양분 가용성, 온도, 스트레스 등)에 따라 정밀하게 조절되는 과정이다. σ인자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프로모터 서열을 인식할 수 있어, 세포는 상황에 맞는 특정 유전자군의 전사를 선택적으로 개시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대장균(E. coli)에서 발견되는 σ70(시그마 70) 인자는 일반적인 유전자 발현에 관여한다. 또한 다양한 전사 조절 인자(transcription factor)가 DNA 특정 서열에 결합하여 전사를 촉진하거나 억제함으로써, 여러 신호가 통합된 결과로서 전사 수준이 결정된다.
이 개념은 분자생물학의 표준 지식으로서, 세균유전학, 미생물학, 의학 분자생물학 등의 학문 분야에서 널리 다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