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性情) — 사람의 타고난 본성(性)과 감정(情)을 아울러 이르는 말. 동양 철학, 특히 유교 성리학에서 핵심 개념으로 사용된다.
1. 철학적 개념으로서의 성정 (性情)
성(性)과 정(情)은 각각 인간의 본성과 그 본성이 밖으로 드러난 감정을 의미한다. 성정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는 중국 송대(宋代) 성리학에서 활발히 전개되었으며, 그 연원은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에서 찾을 수 있다. 맹자는 성(性)을 선(善)하다고 보았고, 정(情) 역시 선해질 수 있다고 보아 성과 정을 대립적인 개념으로 보지 않았다.
한대(漢代)에 이르러 성과 정이 합론(合論)되기 시작했으며, 한유(漢儒)들은 음양가의 영향을 받아 성과 정을 이원화하고 성선·정악(性善情惡)의 학설을 내세우기도 하였다. 송대 성리학에서는 주희(朱熹)가 '성체정용(性體情用)'의 이론을 제시하여 성은 이(理)의 체(體)이고 정은 기(氣)의 용(用)이라고 보았으며, 장재(張載)는 '심통성정(心統性情)'을 주장하여 마음(心)이 성과 정을 통괄한다고 설명하였다.
조선 시대에는 이황(李滉)과 기대승(奇大升), 이이(李珥)와 성혼(成渾) 사이의 '사단칠정논변(四端七情論辨)'을 통해 성정에 관한 심도 있는 철학적 논쟁이 전개되었다. 이이는 성은 이(理)요, 심(心)은 기(氣)요, 정(情)은 마음이 움직인 것이라고 규정하였다. 성의 세목으로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의 다섯 가지가, 정의 세목으로 희(喜)·노(怒)·애(哀)·구(懼)·애(愛)·오(惡)·욕(欲)의 일곱 가지(칠정)가 제시되었다.
2. 역사·사회 용어로서의 성정 (成丁)
조선 시대에 남자가 나라에 의무(군역, 요역 등)를 져야 하는 나이인 열여섯 살이 됨을 이르는 말. 또는 그 나이가 된 장정(壯丁)을 가리킨다.
3. 기독교 성유물로서의 성정 (聖釘)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사용된 못(성못, Holy Nail)을 가리킨다. 총 3개(양손 2개, 양발을 묶은 1개)로 알려져 있으며, 콘스탄티누스 1세의 모후 헬레나가 발견한 것으로 전해지는 것을 '헬레나의 성정(Helena's Nail)'이라 부른다. 롬바르디아 철관, 로마의 예루살렘 성십자가 성당 등 여러 곳에 보관되어 있다고 전해지나, 진위(眞僞)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4. 인명으로서의 성정 (性淨)
조선 후기의 승려. 휴정(休靜, 서산대사)의 법맥을 계승한 제자로, 도력이 높아 스스로 한 파를 이루었다고 전해진다. 법맥을 이은 제자로 보휴(寶休)·정휘(淨輝) 등이 있다. 출생 연대와 사망 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다.
5. 기타 용례
- 성정(聖情): 천자(天子)의 심정을 높여 이르는 말.
- 성정(成釘): 못을 만듦, 또는 만들어진 못.
- 성정(城丁): 성을 쌓거나 수리하는 일에 동원된 장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