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물(聖遺物)은 가톨릭과 정교회를 비롯한 기독교에서 예수, 성모 마리아, 성 요셉, 사도 및 각종 성인(聖人)과 관련된 유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영어로는 holy relic에 해당한다. 좁은 의미로는 성인의 유해(遺骸)를, 넓은 의미로는 성인이生前 사용했던 물품이나 성인의 몸에 닿았던 물건까지 포함한다.
기독교에서 성유물 숭배의 전통은 초기 교회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2세기에 쓰인 《폴리캅의 순교》에는 순교자 스미르나 주교의 유해가 "보석보다도 귀중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세 유럽에서는 성유물을 소장한 성당이 순례자들을 끌어모아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유명 성인의 유해를 두고 여러 도시와 교회 간에 경쟁과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톨릭에서는 전통적으로 성유물을 세 등급으로 구분하였다. 1등급은 성인의 유해(뼈, 머리카락 등), 2등급은 성인이 생전에 사용한 소지품(의복, 서적, 도구 등), 3등급은 성인의 유해나 1·2등급 성유물에 접촉한 물건이다. 2017년 교황청 시성성(聖省)은 이 등급을 insigni(성인 유해의 전체 또는 주요 부위)와 non insigni(작은 파편이나 유품)의 2단계로 개편하면서 사실상 3등급 개념을 폐지하였다. 한편 예수나 성모 마리아, 사도들과 직접 관련된 성유물은 별도의 등급을 매기지 않으며 가장 높은 권위를 지닌 것으로 간주된다.
대표적인 성유물로는 예수가 매달렸던 십자가의 조각(성십자가), 토리노의 수의, 롱기누스의 창, 가시관, 성배(최후의 만찬에 사용된 잔), 성녀 베로니카의 수건 등이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중세 시대에는 가짜 성유물이 성행하기도 하였다. 마르틴 루터를 비롯한 종교개혁가들은 성유물 숭배를 우상 숭배로 비판하였고, 오늘날 개신교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불교에서도 부처의 진신사리(眞身舍利)가 대표적인 성유물로 숭배된다. 전설에 따르면 석가모니의 사리는 인도의 8개 부족에게 분배되었으며, 이후 아소카 왕이 이를 여러 사리탑에 재분배하였다고 전해진다. 스리랑카 칸디의 '이의 신전'에 보관된 부처의 왼쪽 송곳니가 가장 유명한 불교 성유물 중 하나이다.
이슬람에서는 우상 숭배를 엄격히 금지하나, 역사적으로 무함마드와 관련된 성유물 개념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카바의 흑석, 무함마드의 망토(부르다), 그의 검과 인장, 수염 등이 있으며, 주요 성유물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톱카프 궁전에 소장되어 있다. 다만 와하비즘·살라피즘 등 보수적 수니파에서는 이러한 성유물 숭배를 이단시한다.
대중문화에서도 성유물은 다양한 방식으로 차용된다. 게임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에서는 성당에 안치하면 금을 생산하는 유물로 등장하며, 《원신》에서는 캐릭터 강화를 위한 장비 시스템의 명칭으로 사용된다. 《Fate 시리즈》에서는 특정 영령(서번트)을 소환하기 위한 촉매로서 성유물 개념이 설정에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