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기사단(聖墓騎士團, 라틴어: Ordo Equestris Sancti Sepulcri Hierosolymitani, 약칭 OESSH)은 예루살렘의 성묘교회(예수 그리스도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전해지는 교회)를 수호하고 성지에서의 기독교 존재를 유지·지원하는 것을 주요 사명으로 하는 가톨릭 기사 수도회이다. 교황청의 보호를 받는 공인된 기사단으로, 구호 기사단(몰타 기사단)과 함께 교황청이 인정하는 대표적인 기사단 중 하나이다.
역사
성묘 기사단의 기원은 1099년 제1차 십자군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십자군이 예루살렘을 탈환한 직후, 고드프루아 드 부용(Godfrey of Bouillon)의 주도로 성묘교회를 수호하고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기독교의 영향력을 지키기 위해 설립되었다. 초기에는 예루살렘 왕국의 핵심 기사단으로 활동하였으며, 구호 기사단, 성전 기사단과 함께 기독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사단 중 하나로 꼽힌다.
1291년 예루살렘이 이슬람 세력에 완전히 함락된 이후에도 기사단은 해산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갔다. 1342년 교황 클레멘스 6세는 성지 관리를 프란치스코회에 맡겼고, 이에 따라 성묘 기사단의 수장직도 프란치스코회 소속으로 넘어갔다. 1496년 교황 알렉산데르 6세는 기사단을 프란치스코회로부터 독립시켜 교황 직속 기사단으로 재편하였으며, 이후 약 400년간 교황이 직접 기사단의 그랜드 마스터를 겸임하였다.
1847년 교황 비오 9세가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를 재설치하면서 기사단은 그 휘하로 편입되었다가, 1945년 교황 비오 12세가 다시 교황청 직속으로 되돌렸다. 현재는 교황청 추기경이 그랜드 마스터를,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가 대수도장(Grand Prior)을 맡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조직 및 현황
성묘 기사단은 전 세계 약 40개국에 60개의 관구(Lieutenancy)를 두고 있으며, 약 3만 명 이상의 단원(기사 및 여사)이 활동하고 있다. 본부는 이탈리아 로마의 델라 로베레 궁전(Palazzo della Rovere)에 위치하며, 공식 교회는 산토노프리오 알 지아니콜로(Sant'Onofrio al Gianicolo)이다.
기사단의 표어는 "Deus Vult"(신이 바라신다)이다. 상징은 붉은색 예루살렘 십자가(중앙 십자가와 네 개의 작은 십자가로 구성)로, 이는 예수의 다섯 상처를 나타낸다. 흰색 바탕에 붉은 십자가가 그려진 망토가 기사단의 전통 복장이다.
주요 활동
기사단의 주요 임무는 성지에 있는 가톨릭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종교적·영적·자선적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구를 재정적으로 후원하며, 성지 내 교회, 학교, 병원 등의 유지 및 운영에 기여하고 있다. 단원들은 연회비 형태의 기부금("통행료")을 납부하며, 이를 통해 성지의 기독교 공동체를 지원한다.
회원
회원 자격은 25세 이상의 가톨릭 신자에게 주어지며, 지역 주교의 추천과 교황청의 승인을 거쳐 서임된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 벨기에 국왕 필리프, 모나코 대공 알베르 2세, 룩셈부르크 대공 앙리 등 유럽 여러 왕실 인사들이 회원으로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