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학(書誌學, 영어: bibliography, bibliology)은 책을 대상으로 그 형태와 재료, 용도, 내용, 변천 등을 과학적이며 실증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좁은 뜻으로는 책을 정확하게 기술하는 학문을 말하며, 도서학이라고도 한다.
어원
서지학이란 용어는 영어 'bibliography'의 번역어이다. 이 용어는 희랍어 'bibliographia'에서 유래하였으며, '도서'를 의미하는 'biblio'와 '쓴다'는 의미의 'graphia'가 합성된 말이다. 본래는 도서의 서사(a writing of books)를 뜻하였으나, 18세기 중엽 이후 학문이 발전함에 따라 도서를 대상으로 기술하는 학문(a writing about books)이라는 개념으로 변화하였다. 이 서양 학문이 19세기 말 동양에 도입되면서 'bibliography'는 처음에는 서사학(書史學)으로 번역되었으나, 이후 서지학으로 정착되었다. 한자어 '서(書)'는 책, '지(誌)'는 기록·기술, '학(學)'은 학문을 뜻한다.
정의
서지학의 정의는 시대와 관점에 따라 다양하다. 한국도서관협회 편 『문헌정보학용어사전』은 서지학을 "도서를 대상으로 조사, 분석, 비평, 연구하여 기술하는 학문"으로 규정하였으며,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같은 정의를 채택하고 있다. 서지학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책에 대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며, 책을 서지학적 관점에서 정의하면 "문자를 수단으로 표현한 지적 소산이 담긴 물리적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분류
서지학은 크게 다음 세 분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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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서지학(原文書誌學) 또는 교감학(校勘學): 본문에 있는 오자(誤字)와 탈자(脫字) 등을 조사하고 수정하여 원본을 복원하는 분야이다. 중국에서는 '교감학' 또는 '교수학(校讐學)'이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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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서지학(體系書誌學) 또는 목록학(目錄學): 도서를 주제 또는 종류별로 분류하거나 이미 편성된 서목(書目)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서구에서는 '주제서지학' 또는 '지적서지학(知的書誌學)'이라 부르고,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목록학'이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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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서지학(形態書誌學) 또는 판본학(板本學): 도서의 형태와 특징을 분석하여 원본을 식별하고 선본(善本)을 선택하는 분야이다. 책의 정의·기원·명칭·발달, 장정의 종류 및 변천, 인쇄의 기원 및 발달, 활자의 종류 및 특징, 판종, 판식, 지질, 장책법(粧冊法) 등이 연구 대상이 된다.
한편 하로드(Harrod)와 프리처크(Prytherch)가 편찬한 『Librarian's Glossary』는 서지학을 크게 비평서지학(critical bibliography)과 체계서지학(systematic bibliography) 두 분야로 나누고 있다. 분석서지학은 비평서지학의 한 갈래로, 책의 물질적 특성에만 관심을 기울여 20세기 중엽에 크게 발달하였으며 '신서지학(new bibliography)'이라고도 불린다.
연구 방법
서지학은 도서의 정확한 원문 내용 인식과 복원, 최선의 판본 선택, 간행 시기 추정, 진본과 위서의 감정, 해당 서적의 학문적 위치 판정 등 학문의 가장 기초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연구에 있어 독창성, 정확성, 객관성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는 주제 결정과 범위 설정에서 시작하여, 제목 선정, 자료 수집(주된 자료와 방증 자료, 원본과 이본 망라), 자료 정리 및 배열, 내용 기술(표제지·판권지·판식·장정·내용 면밀 분석), 분석 및 비판을 거쳐 결론 도출의 순서로 진행된다.
한국 서지학의 전개
한국에서 원문서지학 분야의 활동은 삼국시대 각종 고전이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때부터 시작되었다. 고려시대에는 의천(義天)이 흥왕사 교장도감에서 판각한 교장본에 철저한 교정이 이루어졌으며, 재조대장경(팔만대장경) 판각 시 수기(守其)가 작성한 『고려국신조대장교정별록』 30권은 원문서지학 분야의 대표적인 역작으로 평가된다.
조선시대에는 관찬본에 교정 책임자의 직함이 표시되었고, 활자본과 목판본 모두 교정 절차를 거쳤다. 『대전후속록』에는 감교관 등 본문 오탈에 따른 처벌 규정이 명시되어 있어, 주자본의 오자가 적고 인쇄가 정교한 특징을 보인다.
한국학 연구를 위한 서목 편찬은 조선 후기에 본격화되었다. 의천의 『신편제종교장총록』, 서유구의 『누판고』, 김휴의 『해동문헌총록』 등이 주요 서지 자료이며, 근대에는 프랑스인 쿠랑(Courant, M.)의 『한국서지(Bibliographie Coreenne)』와 일본인 마에마(前間恭作)의 『고선책보(古鮮冊譜)』가 있다. 1960년 이후 한국서지학회가 활동하였고, 『서지학연구』 등의 학술지가 발간되고 있다.
참고문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학중앙연구원
- 위키백과, "서지학"
- 천혜봉, 『한국서지학』, 민음사,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