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을 위한 샤콘 사단조》(Chaconne in G minor for Violin and Continuo)는 이탈리아의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인 토마소 안토니오 비탈리(Tomaso Antonio Vitali, 1663~1745)의 작품으로 전통적으로 알려져 있는 바로크 시대의 기악곡이다.
형식 및 구조
'샤콘'(chaconne, 이탈리아어: ciaccona)은 17~18세기 바로크 시대에 유행한 기악곡 형식으로, 일정한 화음 진행 위에 변주가 반복되는 구조를 가진다. 이 곡은 사단조(G minor)로 작곡되었으며, 3박자 계통의 박자 위에 하행 테트라코드(descending tetrachord)를 저음부에 두고 바이올린 파트가 원주제에 대한 점차 복잡해지는 변주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변주 사이에 조성이 갑작스럽게 전환되는 부분이 여러 차례 나타나는데, 이는 일반적인 바로크 샤콘과 비교해 이례적인 특징으로 지적된다.
작곡 및 출판의 역사
이 곡의 가장 오래된 사본은 드레스덴의 작센 주립도서관(Sächsische Landesbibliothek Dresden, Mus. 2037/R/1)에 소장되어 있으며, 늦어도 1730년대 또는 그 이전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악보에는 작곡가의 이름이 따로 명시되지 않고 "토마소 비탈리노의 작품(Parte del Tomaso Vitalino)"이라고만 기재되어 있다. '비탈리노(Vitalino)'라는 이름이 실제로 토마소 안토니오 비탈리를 지칭하는 것인지는 학술적으로 완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 곡은 1867년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페르디난트 다비트(Ferdinand David, 1810~1873)가 편곡하여 자신의 바이올린 교본 《Die Hohe Schule des Violinspiels》 제2권에 포함시켜 처음 출판하였다. 다비트는 이 곡에 '샤콘'이라는 제목을 부여하고, 통주저음 대신 피아노 반주부를 대체하였으며, 바이올린 파트에 옥타브, 이중음, 극적인 셈여림 변화 등 당대의 고급 기법을 추가하여 화려하게 편곡하였다.
진위 논란
이 곡의 작곡자에 대해서는 음악학계에서 오랫동안 논쟁이 있어 왔다. 1964년 독일의 음악학자 헤르만 켈러(Hermann Keller)는 비탈리가 실제 작곡자가 아니라 다비트가 직접 창작한 '음악적 사기극(musical hoax)'일 가능성을 제기하였으며, 프리츠 크라이슬러(Fritz Kreisler)의 위작 사례와 유사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이 곡이 비탈리의 다른 확인된 작품들과 양식적으로 상이하다는 점과, 과도한 조옮김이 나타난다는 점도 논란의 근거가 되었다. 볼프강 라이히(Wolfgang Reich)는 이 곡의 별칭을 '비탈리 샤콘' 대신 '드레스덴 샤콘'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반면, 마르크 팽슈를레(Marc Pincherle)는 드레스덴 사본 자체가 18세기 중반에 작곡된 것임을 입증하는 설득력 있는 증거라고 주장하며 반론을 제기하였다.
20세기 이후의 편곡
벨기에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레오폴 샤를리에(Léopold Charlier)는 1911년에 이 곡을 대폭 수정한 편곡판을 출판하였다. 그는 변주들의 순서를 재배열하고 일부 변주를 삭제하는 한편, 바이올린 파트에 더욱 화려한 기교를 추가하여 사실상 낭만주의 양식의 기교적 쇼피스로 변모시켰다. 샤를리에의 편곡판은 이후 가장 널리 연주되는 버전이 되었으며, 레오폴트 아우어(Leopold Auer), 지노 프란체스카티(Zino Francescatti), 오토리노 레스피기(Ottorino Respighi) 등이 출판한 후속 편곡들도 대부분 샤를리에의 판본에 기초하고 있다.
독일의 작곡가 한스 베르너 헨체(Hans Werner Henze)는 1977년에 이 곡을 확장하여 바이올린과 실내악단을 위한 《Il Vitalino raddoppiato》(강화된 비탈리노)를 작곡하였다. 이 작품은 '샤콘 위의 샤콘'으로 평가되며, 원곡에서 시작하여 점차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음향으로 전개되는 구조를 가진다.
주요 연주
야샤 하이페츠(Jascha Heifetz)는 1917년 카네기 홀에서의 미국 데뷔 리사이틀을 이 곡으로 시작하였으며, 이후 약 40년간 250회 이상 이 곡을 연주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 외에도 나탄 밀스타인, 다비트 오이스트라흐, 헨릭 셰링, 사라 장 등 수많은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이 곡을 연주하고 녹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