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필립스
샘 필립스(Sam Phillips, 본명: Samuel Cornelius Phillips, 1923년 1월 5일 ~ 2003년 7월 30일)는 미국의 음반 프로듀서이자 음반사 경영자로, 1950년대 로큰롤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다. 테네시주 멤피스에 소재한 선 레코드(Sun Records)와 선 스튜디오(Sun Studio)의 창립자로 알려져 있다.
생애와 성장 배경
필립스는 미국 앨라배마주 플로렌스 근교의 농가에서 태어났다. 곤궁한 소작농 가정에서 여덟 자녀 중 막내로 성장했으며, 어린 시절부터 흑인 인부들과 함께 목화를 수확하면서 그들이 부르는 노래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플로렌스의 커피 고등학교에 재학하며 학교 악단을 지휘했으나, 부친이 대공황으로 파산하고 1941년 타계하자 가족 부양을 위해 학교를 중퇴하고 잡화점과 장례식장 등에서 일했다.
1940년대에는 앨라배마주 머슬 쇼울즈의 방송국 WLAY에서 DJ와 라디오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이 시절 필립스가 근무한 방송국은 인종을 불문하고 노래를 방송하는 "열린 형식"을 운영했으며, 이는 이후 그의 음악적 작업 방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멤피스 레코딩 서비스와 선 레코드
1950년 1월 3일, 필립스는 멤피스 유니온 가 706번지에 멤피스 레코딩 서비스(Memphis Recording Service)를 개업했다. 이곳에서 B.B. 킹, 주니어 파커, 하울링 울프 등 아프리카계 미국인 뮤지션들의 초기 녹음이 이루어졌다. 1952년에는 필립스의 음반사인 선 레코드 컴퍼니가 설립되었고, 멤피스 레코딩 서비스는 그 스튜디오로 기능하게 되었다.
필립스는 블루스에 깊은 관심을 가졌으며, 음악사학자 피터 구랄닉이 최초의 로큰롤 음반으로 규정한 〈Rocket 88〉을 녹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곡은 재키 브레스톤 앤 히즈 델타 캐츠가 연주한 것으로, 아이크 터너가 작곡했다. 선 레코드는 경영 기간 동안 총 226장의 싱글을 제작했으며, 이는 당대 어떤 음반사보다 많은 로큰롤 음반을 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엘비스 프레슬리와의 만남
1953년 7월 1일, 18세의 엘비스 프레슬리가 모친의 생일 선물로 음반을 취입하기 위해 필립스의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필립스의 오랜 동업자였던 마리온 케이스커가 당시 목소리가 좋은 트럭 운전사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의 녹음을 추천했다. 이후 프레슬리는 1954년 아서 크루덥의 〈That's All Right〉를 번안해 녹음했고, 이 곡은 멤피스와 미국 남부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필립스는 또한 제리 리 루이스, 칼 퍼킨스, 조니 캐시, 로이 오비슨 등의 음반도 프로듀싱했다.
기타 사업 활동
1955년 10월 29일, 필립스는 미국 최초의 전원 여성 라디오 방송국으로 알려진 WHER을 출범시켰다. 또한 그는 모텔 체인인 홀리데이 인의 초기 투자자 중 한 명이었으며, 엘비스 프레슬리의 계약을 RCA에 판매해 얻은 자금으로 자산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여러 라디오 방송국을 설립·운영했으며, 필립스 인터내셔널 레코드와 홀리데이 인 레코드 등 자회사 음반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1969년에는 선 레코드를 셸비 싱글턴에게 매각했다.
수상과 사망
필립스는 1986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비공연자 부문 최초로 헌액되었으며, 이후 앨라배마 음악 명예의 전당(1987년), 블루스 명예의 전당(1988년), 그래미 공로상(1991년), 컨트리 음악 명예의 전당(2001년) 등에 헌액되거나 수상했다. 그는 2003년 7월 30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사망했으며, 멤피스의 메모리얼 파크 묘지에 안장되었다.
역사적 평가
필립스는 로큰롤의 탄생과 초기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음악 산업 내 인종 간 장벽을 허무는 데 기여했으며, 흑인과 백인의 음악적 전통을 융합한 새로운 음악을 개척하는 데 앞장섰다. 그의 업적은 현대 대중음악사에서 광범위하게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