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의사소통성(相互意思疏通性, mutual intelligibility)은 언어학에서 서로 다른 언어 또는 방언의 화자들이 사전 학습이나 특별한 노력 없이도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관계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영어 표현인 'mutual intelligibility'에 대응하는 한국어 용어로, '상호 이해 가능성'이라고도 불린다.
이 개념은 주로 서로 관련이 있는 언어 변이체(언어 및 방언)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 두 언어 변이체의 화자들이 서로를 별다른 준비 없이 이해할 수 있을 때, 이들을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본다. 언어학에서는 이 상호 의사소통성의 정도를 언어와 방언을 구분하는 기준의 하나로 활용하기도 한다. 다만 언어와 방언의 구분은 상호 의사소통성뿐 아니라 정치적·사회적 요인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되므로, 이 기준만으로 언어와 방언의 경계를 확정하는 것은 어렵다.
상호 의사소통성은 여러 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이는 완전히 대칭적이지 않을 수 있다. 즉 한쪽 화자가 상대 언어를 더 잘 이해하지만 반대 방향에서는 이해도가 낮은 '비대칭적 의사소통성'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어 화자는 아프리칸스어를 비교적 쉽게 이해하지만, 아프리칸스어 화자가 네덜란드어를 이해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상호 의사소통성은 정도의 문제로서 완전한 의사소통과 전혀 불가능한 의사소통 사이의 연속선상에 놓인다. 셋째, 방언 연속체(dialect continuum) 내에서는 인접한 변이체 간에는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지리적·사회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의사소통 가능성이 점차 감소할 수 있다.
실제 언어 사례를 살펴보면, 체코어와 슬로바키아어,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덴마크어와 노르웨이어 등은 상호 의사소통성이 상당히 높은 언어 쌍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중국어의 각 방언(예: 관화와 광둥어)은 서로 상호 의사소통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사회적 이유로 단일 언어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 한편 힌디어와 우르두어, 세르보크로아티아어의 여러 표준 변이체(보스니아어, 크로아티아어, 몬테네그로어, 세르비아어)는 구조적으로 동일한 언어에 가까울 정도로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정치적 이유로 별개의 언어로 분류되기도 한다.
수화의 경우에도 상호 의사소통성의 개념이 적용된다. 수화는 음성 언어와 독립적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서로 다른 수화 간에는 상호 의사소통성이 낮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영국 수화(BSL)와 미국 수화(ASL)는 계통이 달라 상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호 의사소통성은 언어학에서 오랫동안 연구되어 온 주제로, 언어 분류, 방언 연구, 사회언어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언어 간 의사소통 가능성은 화자의 배경, 노출 정도, 문어와 구어의 차이 등 여러 변수에 의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상호 의사소통성의 측정과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